언론 ‘교황 반대세력 노린 것’ 의심
“교황 지원 아래 행동했다” 제보도
“교황 지원 아래 행동했다” 제보도
교황청이 ‘바티리크스’(바티칸+위키리크스)라는 최악의 문서유출 스캔들에 휩싸인 가운데(<한겨레> 5월28일치 13면) 이탈리아 유력 언론들이 ‘익명의 추기경’을 사건의 배후로 지목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교황청 사법당국은 지난주 교황청 기밀문서를 유출한 혐의로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집사를 체포한 바 있다.
<아에프페>(AFP) 통신 등 외신은 28일 “교황의 집사 파올로 가브리엘이 분명히 혼자 행동한 것이 아니며,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추기경이 스캔들에서 주역을 맡았다”는 이탈리아 일간 <일메사제로> 등의 보도를 전했다.
<일메사제로>는 이날 “홍관조(영어로 추기경과 동음이의어)가 까마귀를 이끌었다”는 헤드라인 기사를 통해 집사 가브리엘을 조종한 것은 이름이 확인되지 않은 한 추기경이라고 보도했다. <레푸블리카>도 한 제보자의 말을 인용해 “실제 브레인은 추기경들이다. 그 밑에 고위 성직자들과 비서들과 잔챙이들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제보자는 또 “문서유출 배후자가 교황의 지원 아래 행동했다”는 파격적인 주장도 제기했다. “문서유출의 목표가 최근 몇년 동안 교회 내부의 부패를 폭로하는 것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교회 내에 “베네딕토 16세가 교회를 이끌기에는 너무 약하며, 지금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생각하는 반대세력이 있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문서유출의 ‘배후자’가 노린 것이 교황 반대세력이라는 것을 암시하기도 했다. 일간 <라스탐파> 특파원도 “가브리엘이 (문서를 유출해) 교황을 도와야 한다고 믿게 만든 어떤 중요한 인물이 배후에 있는 것이 분명하다”며 이를 뒷받침했다.
<레푸블리카>의 보도를 보면, 교황은 바티칸 은행 행장의 해임과 돈세탁 스캔들로 상심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교황은 (스캔들을 접한 뒤) 울기 시작했고, 화를 내면서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고 맹세했다”고도 전했다.
그러나 교황청 대변인은 이날 추기경이 사건의 배후에 있다는 언론 보도를 전면 부인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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