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55만달러 ‘면세자’ 입방아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의 ‘탈세’ 문제를 건드렸다가 호된 역풍을 맞고 있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자신은 ‘면세’ 대상자였던 게 알려져 또다시 입방아에 올랐다.
영국 <가디언>은 29일 라가르드 총재가 국제통화기금으로부터 급여 46만7940달러(약 5억5030만원)와 수당8만3760달러(약 9850만원) 등 연간 55만달러(약 6억4680만원)를 받지만 면세 대상자라 세금은 내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라가르드의 계약 조건을 보면 5년 계약기간 동안 매년 7월1일 급여인상 협상을 벌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디언>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라가르드 총재보다 적은 급여와 복리후생을 제공받고 있지만 세금을 낸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국제통화기금을 비롯한 국제기구 근무자의 ‘지나친’ 복리후생에 대해 비판도 제기됐다. 최고 수준 급여를 받으면서도 세금 한 푼 내지 않는 ‘호화생활’의 근원이 경제위기로 시름하고 있는 전세계 납세자들의 호주머니이기 때문이다.
유엔 직원의 기본급은 4만6천달러~8만521달러 수준이며, 고위직의 기본급은 9만5394달러~12만3033달러에 이른다. 근무지에 따른 추가 급여도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가운데 하나인 남수단 수도 주바에 근무하는 유엔 직원마저도 53.2%를 더 받을 정도다.
이에 대해 국제기구 관계자들은 민간 부분에서 인재를 유치하려면 높은 급여 수준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가디언>은 현재 대부분의 국제기구 고위직은 각국 정부 관리 출신이라며 이를 반박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