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자 승리땐 추가지원 중단”
엄포성 발언에 G20 출국 연기
FT ‘보수 신민당에 투표’ 사설
“내정간섭” 그리스 반발 사기도
엄포성 발언에 G20 출국 연기
FT ‘보수 신민당에 투표’ 사설
“내정간섭” 그리스 반발 사기도
독일이 17일(현지시각) 그리스 재총선에서 구제금융 조건 파기를 주장하는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의 승리를 저지하기 위해 내정간섭에 준하는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그리스는 국제통화기금(IMF) 등으로부터 2010년 1차 1100억유로, 2011년 2차 1300억유로를 지원받는 대가로 독일이 주도한 혹독한 긴축 조건을 수용한 바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선거를 하루 앞둔 16일 그리스 시민들을 향해 긴축 약속을 이행할 정당에 투표하라고 촉구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메르켈 총리가 이날 헤센주에서 열린 집권 기민당 기자회견에서 “내일 그리스 총선에서 ‘예, 우리는 약속을 지키길 원합니다’라고 말하는 정부를 구성할 수 있도록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이 지극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누가 들어도 긴축 조건 파기를 주장하는 시리자 대신 유로존 잔류를 내세운 신민당을 뽑으라는 압박이다.
시리자가 당선되면 그리스에 대한 추가 지원은 없을 거라는 엄포를 놓는 듯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약속하고 깨지고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고…이런 식으로라면 유럽에서 어떤 일도 불가능하다”며 답답함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유럽인들은 나중에 무시될 약속을 할 수 없다”며 이미 합의된 약속을 지켜야 또다른 약속도 가능하다는 언질을 줬다. 그리스 일간 <타네아>도 “독일 정부는 재원과 시간이 없으며 (그리스가) 2차 구제금융 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3차 구제금융을 검토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메르켈 총리는 또 18일 멕시코 로스카보스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한 출국을 14시간 늦추기도 했다. 그리스 총선 결과를 확인한 뒤 G20에 참석해 대책을 세우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앞서 15일 독일과 그리스에서 발행된 <파이낸셜타임스> 독일판은 이례적으로 1면 사설을 통해 그리스 시민들에게 보수 신민당에 투표할 것을 독려했다. 도를 넘은 참견에 시리자 등 그리스 정치권은 격한 반발을 쏟아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친애하는 그리스 국민들에게’라는 이 사설에서 “그리스는 오직 국제 채권단의 구제금융 조건을 수용하는 정당과 함께 해야만 유로존에 남을 수 있다”며 “알렉시스 치프라스와 시리자의 선동에 저항하라”고 촉구했다. 시리자는 이에 대해 “그리스의 존엄과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무례하고 전례없는 내정간섭”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신문의 내정간섭을 못마땅해하기는 지지를 받은 신민당 쪽도 마찬가지였다. 신민당 대변인은 “우리는 자랑스러운 국민”이라며 “우리는 명령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도발이나 조작을 원하지 않는다”고 논평했다. 부동층이 15%에 이르는 ‘박빙 승부’에서 외부의 내정간섭이 부메랑이 되어 신민당에 대한 반발을 불러올까 우려한 것이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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