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G20 정상회의
“금융·재정 통합 더 속도 내라”
미국등 비유럽국 일제히 압박
“위기는 애초 북미에서 잉태”
유럽집행위원장 정면 반발
성장정책 공조 합의 도출할듯
유로존 위기 해법 없이
“금융·재정 통합 더 속도 내라”
미국등 비유럽국 일제히 압박
“위기는 애초 북미에서 잉태”
유럽집행위원장 정면 반발
성장정책 공조 합의 도출할듯
유로존 위기 해법 없이
스페인 국채금리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 수위를 오르내리면서 유로존이 다시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지만, 이를 해결해야 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서로 ‘네탓 공방’만 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비유럽 국가들은 조속히 해결책을 내놓으라고 압박하고 있는 반면, 유럽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버티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각) 주요 20개국 회의가 열리고 있는 멕시코 관광지 로스카보스에서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과의 회의 뒤 “우리 모두 국제금융시스템을 안정시키고 보호주의를 막기 위해서 필요한 조처에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이날 유럽연합의 금융·재정 통합에 더 속도를 내라고 압박했다. 그는 “은행-재정 위기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선 은행부문에서 국경을 초월해 더 많은 위험분담이 필요하고, 재정 통합도 여기에 보조를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열쇠를 쥐고 있는 유럽 국가들은 금융시장이 보기엔 너무나 느긋하다. 유럽 정상들은 현재의 위기 치유에 필수적인 금융·재정 통합에는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주장한다. 주제 마누엘 바호주 유럽집행위원장은 “솔직히 말해 우리가 민주주의나 경제운용 방식에 대한 훈계를 듣기 위해 여기에 온 것이 아니다. 우리는 민주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만큼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수 더 떠 “위기는 유럽에서 잉태된 게 아니라 애초 북미에서 잉태됐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정상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기존 태도에서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선거를 했다고 그리스가 합의한 약속을 다시 협상 테이블에 올릴 수는 없다. 우리가 이미 합의한 개혁 조처와 관련해 타협을 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헤르만 반 롬푀이 유럽이사회 의장도 “속도보다는 우리가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달 말 열리는 유럽연합 정상회의에서 유럽 차원에서 각국 주요 은행들을 감독하고 예금을 보장해주는 ‘은행연합’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와 관련해 “여러 나라에 걸쳐 운영하는 대형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권을 유럽 통합감독기구에서 관장하는 안에 의견접근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주요 20개국 회의에선 2008년에 이어 또다시 불황의 늪으로 빠져들 위험에 처한 세계경제를 구원하기 위해 각국이 성장정책을 취할 것을 다짐하는 최소한의 합의는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에이피>(AP)통신이 입수한 정상회의 발표문 초안을 보면, 재정 여력이 있는 국가들은 예산을 삭감하는 긴축정책 대신 재정지출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최종 문안이 다듬어지지 않은 이 초안은 “우리는 성장을 촉진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나서기로 결의한다”고 적혀 있다. 이 안에 따르면, 미국은 올해 말 시행될 예정인 증세와 재정지출 삭감 조처를 취하지 않을 방침이다.
그러나 일정 수준의 성장정책에 공조한다고 해도 현재 위기의 진원지인 유로존 문제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는 만큼 그 효과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유럽 지도자들이 이달 말 진전된 해결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유럽연합은 각 나라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려 3년째 미봉책을 내놓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한편,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 총재는 이날 주요 20개국 회원국들이 위기 대응자금으로 총 4560억달러를 출연키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는 애초 통화기금의 목표액인 5천억달러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지난 4월 ‘워싱턴 합의’ 때보다는 260억 달러가 많은 것이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김포공항 옆 20년간 숨겨진 비밀습지
■ 주폭 100명 구속…대부분 노숙인, 치료보다 때려잡기?
■ 디아블로 ‘환불 꼼수’ 논란
■ 진동파운데이션 중국 홈쇼핑서도 불티
■ 왕년의 웹사이트들, 특화 서비스로 ‘제2의 청춘’
■ 김포공항 옆 20년간 숨겨진 비밀습지
■ 주폭 100명 구속…대부분 노숙인, 치료보다 때려잡기?
■ 디아블로 ‘환불 꼼수’ 논란
■ 진동파운데이션 중국 홈쇼핑서도 불티
■ 왕년의 웹사이트들, 특화 서비스로 ‘제2의 청춘’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