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특수군’ 투입 논의
미국 정부는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붕괴가 임박했다고 보고 정권 붕괴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특히 미국은 시리아가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다량의 화학무기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방안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아사드 정권이 절망적인 상황에 처할 경우 반군이나 민간인을 대상으로 화학무기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또 시리아의 화학무기가 알카에다를 포함한 테러집단의 손에 넘어갈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실제 영국 <가디언>은 19일 “시리아 정부군 부대에 (화학무기에 대비한) 방독면이 지급됐다는 소문이 돈다”고 전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시리아 정부는 화학무기를 안전하게 관리할 책임을 지고 있다”며 “국제 사회는 이런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시리아 당국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이스라엘·요르단 등과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다. 미국은 아사드 정권 붕괴 시 화학무기 시설 장악을 위해 요르단 특수군을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 쪽은 이스라엘이 시리아의 무기시설을 파괴하는 것에 대해서는 지지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의 공습이 아사드 정권으로 하여금 화학무기를 사용케 하는 빌미가 될 수도 있는 탓이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시리아 정부가 다량의 화학무기를 저장시설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고 있다고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지난 13일 보도했다. 시리아는 사린 신경가스, 겨자 가스, 시안화물(청산가리) 등을 보유한 것으로 미국은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관리들은 과거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 사담 후세인 정권이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잘못된 정보를 근거로 이라크 전쟁을 정당화했던 점을 의식해서인지, 이 사안을 시리아에 대한 군사 개입 지지 논의에 활용하는 것에 대해 극도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워싱턴/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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