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도일
도일 선임 이코노미스트 사직파문
“감시역할 실패는 유럽 편향성 탓”
‘현 총재 라가르드 역시 부패’ 지적
IMF대변인 “은폐근거 찾을수 없어”
“감시역할 실패는 유럽 편향성 탓”
‘현 총재 라가르드 역시 부패’ 지적
IMF대변인 “은폐근거 찾을수 없어”
국제통화기금(IMF)에서 20년간 일해온 선임 이코노미스트가 이 기구의 유로존 위기 경고 은폐와 유럽 편향성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사직한 것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미국 <시엔엔>(CNN) 방송이 피터 도일(사진) 이코노미스트의 한달 전 사직서를 지난 20일 단독 보도한 이후 <월스트리트 저널>과 영국 <비비시>(BBC) 방송 등 전세계 주요 언론들이 이를 후속 보도하며 IMF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그는 한때 그리스와 포르투갈, 아일랜드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유럽부서를 이끌었으며, 최근에는 이 부서에서 스웨덴과 덴마크 등 비유로존 국가들을 담당하는 고문으로 일해왔다.
도일은 이 기구 집행이사회에 제출한 6월18일자 사직서에서 “20년간 일한 뒤 IMF와 관계를 맺은 것을 부끄럽게 여기게 됐다”며 유로존 금융위기와 이 기구의 실패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기금이 유로존 위기 경고라는 핵심 역할에 실패했다고 평가하면서 “이 기구가 무능했기 때문만은 아니며, 몇몇 보고서를 통해 사전에 위기가 감지됐지만 IMF가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을 보면, 지난해 독립 감사관은 이 기금이 글로벌 경제의 감시기관으로서 기본 역할에 실패했다는 보고서를 제출했으며, 또다른 감사관도 직원들이 자신의 분석 결과를 IMF의 견해에 일치시키라는 압박을 느낀다는 보고서를 작성한 바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이와 관련, 독립 감사관의 경고에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그가 실질적으로 이런 우려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처했는지에 대한 평가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도일은 이 기구가 감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로 ‘유럽 편향성’을 꼽았다. 지난 세월 총재 선출 과정을 보면 유럽 편향성이 분명하게 드러난다는 것이다. IMF는 1945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유럽 출신이 총재를 맡는 것이 ‘확고한 관례’로 정립돼있다. 직전 총재였던 도미니크 스트로스칸에 대해 “재앙적”이라고 표현한 그는 “심지어 재임 중인 (프랑스 출신 라가르드) 총재도 부패했다”며 “그의 성별, 진실성, 기백도 근본적인 총재선출 과정의 부조리함을 보완할 수 없었다”고 적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도일의 비판과 관련해, 기금 안에서 유럽의 과도한 영향력은 지속적인 비판의 대상이 돼왔다고 설명했다. 실제 많은 경제학자들은 IMF가 아시아나 남미의 금융위기 때와 ‘같은 강도’로 유럽을 다루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신문은 “일부 경제학자들은 IMF가 그리스의 채무 재조정을 훨씬 더 일찍 촉구했더라면 유로존 위기를 막을 수 있었다고 본다”며 “그러나 유럽연합의 강한 반대로 이를 묵인해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윌리엄 머레이 IMF 대변인은 “도일의 발언은 공문서에 잘 기록돼 있다”며 “어떤 의견도 은폐됐다는 근거를 찾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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