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중국 등 냉각제 공장들
유해가스 절감 악용 ‘배출권 장사’
친환경 대안가스 생산은 외면
유해가스 절감 악용 ‘배출권 장사’
친환경 대안가스 생산은 외면
인도의 구자라트 플루오르화합물 유한회사는 냉각재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 회사는 한해 매출의 절반 이상을 냉각재 판매가 아닌 탄소배출권 거래로 벌어들인다. 방법은 간단하다. 값싸고 간단한 방법으로 냉각재 생산 때 나오는 탄소와 유해가스 배출량을 줄인 뒤 이를 통해 얻어낸 ‘탄소 크레디트’(탄소배출권)를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 비싸게 팔아넘겨 이윤을 챙기는 것이다. 탄소배출권 컨설팅 회사인 ‘아이디이에이카본’(IDEAcarbon)의 분석을 보면, 이 회사가 한해 평균 탄소배출권 거래로 벌어들이는 ‘순수익’은 2000만~4000만달러(225억~450억원)에 이른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8일 유엔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했지만, 개도국 냉각재 제조업체들이 이를 ‘노다지’로 악용하는 바람에 오히려 오존층 파괴가 심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엔은 온실가스별로 1t을 감축할 때마다 특정량의 탄소 크레디트를 부여한다.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파괴력의 정도를 고려한 등급이다. 가령 이산화탄소 1t당 1크레디트, 메탄은 21크레디트, 냉각재에서 나오는 ‘HFC(수소불화탄소)-23’은 1만1700크레디트를 주는 식이다. 1크레디트는 시세에 따라 9달러~40달러 선에서 거래된다. <뉴욕타임스>는 개도국 제조업체들이 크레디트를 많이 얻기 위해 오존층을 파괴하는 냉각재를 대량으로 생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업체들은 비싸고 어렵게 환경에 덜 해로운 ‘대안 가스’를 생산하지 않고, 대신 규제한도 내에서 최대한의 유해가스를 만든 뒤 이를 줄여 크레디트를 얻어내고 있는 것이다.
유엔이 2005년 이 제도를 도입한 이후 인도, 중국, 아르헨티나, 멕시코, 한국의 19개 냉각재 공장들이 전체 탄소 크레디트의 46%를 가져갔다. 향후 8년간 19개 업체가 크레디트 거래로 벌어들일 예상 수익만 10억달러다.
비영리기구 환경조사국(EIA) 관계자는 “이 유해한 크레디트를 아무도 구입하지 말고, 탄소배출권 거래시장도 사라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반대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일부 전문가들은 어떤 식으로든 배출가스 감축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게 하지 않으면, 오존층 파괴가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본다. 실제로 중국 업체들은 배출가스 감축 혜택이 끝나면 가스를 자유롭게 방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불법이지만, 인도나 중국에서는 여전히 가능한 일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친박’들한테 돈 상납하는 새누리당 풍토
■ “박근혜, 정수장학회 최필립 등한테서 7500만원 후원금”
■ ‘시신유기’ 의사 “우유주사 맞을까요?” 문자 메시지
■ 현영희 의혹 ‘3억원’ 출처 의문…소형 유치원 말곤 수입원 없어
■ 싸이 ‘강남스타일', 미국 넘어 유럽 상륙
■ 육군 대위 소총 자살…군 허술한 총기 관리 도마에
■ [화보] 낙동강 이어 한강도 ‘녹차 라떼’
■ ‘친박’들한테 돈 상납하는 새누리당 풍토
■ “박근혜, 정수장학회 최필립 등한테서 7500만원 후원금”
■ ‘시신유기’ 의사 “우유주사 맞을까요?” 문자 메시지
■ 현영희 의혹 ‘3억원’ 출처 의문…소형 유치원 말곤 수입원 없어
■ 싸이 ‘강남스타일', 미국 넘어 유럽 상륙
■ 육군 대위 소총 자살…군 허술한 총기 관리 도마에
■ [화보] 낙동강 이어 한강도 ‘녹차 라떼’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