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개발 정당화하는 실수될 것”
미국-이스라엘 강력반대 불구
‘유엔 책무’ 강조하며 테헤란행
외교계선 “독립성 보였다” 평가
미 대선 이슈화 제기 가능성도
미국-이스라엘 강력반대 불구
‘유엔 책무’ 강조하며 테헤란행
외교계선 “독립성 보였다” 평가
미 대선 이슈화 제기 가능성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이란에서 열리는 제16차 비동맹운동(NAM) 정상회의 참석차 오는 29~31일 테헤란을 방문하기로 했다. 30여개국 이상의 국가수반이 참석하는 회의에 유엔 사무총장이 참석하는 것은 당연해 보이지만, 이란의 핵개발을 둘러싼 긴장이 높아져 있는 가운데 자신의 최대 후원세력인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선택한 행보여서 다소 파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유엔 쪽은 몇주간 침묵을 지키다 회의를 불과 일주일 앞둔 22일에야 반 총장의 참석 일정을 공식 발표했다. 유엔 대변인실은 성명에서 “반 총장은 이번 회의가 참가국 정상들과 지속가능개발에 관한 ‘리우+20’ 정상회의의 후속조처, 군축, 분쟁 예방 등 의제들의 해결책을 논의하는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반 총장은 유엔 수장으로서 세계평화와 안보 문제들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모든 비동맹 회원국들과 외교적인 교류를 확대해야 하는 유엔의 책무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참석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이란 정부에 핵개발 의혹에 대한 우려를 전달할 것이라는 뜻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이번 결정은 이란을 고립시키려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노력에 차질을 빚게 했다”고 평했다. <폭스뉴스>도 “미국 외교정책이 무시를 당한 것으로 미국 대선 이슈로도 제기될 수 있다”고 전했다.
사실 반 총장으로선 유엔 가입국 193개국 가운데 120개국이 가입돼 있는 조직체의 정례회의에 불참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유엔의 역대 수장들은 3년마다 열리는 이 회의에 관례로 참석했고, 반 총장도 2009년 이집트에서 열린 15차 비동맹 회의에 참석한 바 있다.
반 총장이 고심했던 것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그의 참석을 만류해왔기 때문이다. 빅토리아 뉼런드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16일 브리핑에서 “수많은 국제의무를 위반하고 이웃 국가들을 위협하는 나라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이상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며 미국 정부가 이런 뜻을 반 총장에게 전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란 정부의 행위를 정당화해주는 “중대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반 총장이 참석을 결정한 것은 회의 참석이 유엔 수장의 책무라는 점과 함께 국제사회의 우려를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마틴 네시르키 유엔 대변인은 22일 “반 총장도 회의 참가 여부가 상당히 민감한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러나 그는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하메네이를 비롯한 이란 지도자들과 만나 여러 이슈들을 직접 제기할 기회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반 총장이 연임 이후 국제사회의 이슈에 자신의 목소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내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외교전문지인 <포린폴리시>는 “반 총장이 미국의 요구를 일축하며 아주 드물게 독립성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뉼런드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2일 브리핑에서 “반 총장을 포함해 회의 참석자들이 이란 쪽에 국제사회의 의무에 대해 강하게 지적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반 총장의 참석이) 이상한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반 총장이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명확하게 하는 기회로 활용할지 지켜볼 것”이라고 답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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