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선 무함마드 그림 금기시
의도적 도발에 각계서 자제요구
의도적 도발에 각계서 자제요구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모욕한 미국 영상물이 이슬람권 국가에서 반미 시위를 촉발한 가운데, 이번에는 프랑스 주간지가 무함마드 만화를 게재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슬람은 무함마드를 그리는 것을 금기시한다.
프랑스 <아에프페>(AFP) 통신은 19일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가 최신호에 무함마드를 그린 만화 몇장을 실었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의 만화가 출신 에디터인 필명 ‘샤르브’(Charb)는 “충격받길 원하는 사람들에게 충격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잡지 표지 그림에서는 한 유대인이 터번을 쓴 채 휠체어에 앉아 있는 무슬림 남자를 밀어주고 있으며, 안쪽에는 무함마드의 나체 뒷모습이 드러난 만화도 있다.
프랑스 정부는 <무슬림의 무지> 영상으로 인한 이슬람의 분노가 미국을 넘어 서방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소요사태가 악화될 것을 우려해 이슬람권 20개국 대사관과 학교의 문을 일시적으로 닫기로 했다. 또 잡지 발간 소식이 전해지자, 각계 지도자들은 잡지사와 무슬림 사회에 각각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장마르크 에로 프랑스 총리는 “어떠한 과도한 행위도 인정하지 않겠다”며 잡지사의 결정을 비판했다. 또 프랑스 무슬림 위원회도 “새로운 이슬람 혐오주의 국면에서, 이런 도발에 대응하지 말 것을 프랑스의 이슬람교도들에게 긴급 호소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프랑스에는 서유럽 최대 규모인 400만명의 무슬림 인구가 있어, 이번 사태를 조용히 넘길 수 있을지는 낙관하기 어렵다. <샤를리 에브도> 소식이 전해지기 전부터 파리에서는 트위터와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무슬림의 무지>에 항의해 파리 미국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열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샤를리 에브도>는 지난해 11월에도 무함마드 조롱 만화를 게재해 파리 사무실에 무슬림의 보복으로 추정되는 방화가 일어났다. 그러나 이 잡지의 에디터는 이번에도 “언론의 자유가 도발이냐”며 “나는 무슬림들에게 우리 잡지를 읽으라고 하지 않는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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