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39㎞서 마하 1.24로 뛰어내린 사나이 바움가르트너
“그 순간 원하는 건 오직 생환뿐”
인간의 몸으로 처음 음속 돌파해
기구에 매단 캡슐 타고 성층권 도달
4분19초 자유낙하 뒤 낙하산 착륙
“그 순간 원하는 건 오직 생환뿐”
인간의 몸으로 처음 음속 돌파해
기구에 매단 캡슐 타고 성층권 도달
4분19초 자유낙하 뒤 낙하산 착륙
인간의 자유낙하 높이와 속도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오스트리아 극한 스포츠 선수 펠릭스 바움가르트너(43)는 14일 지상 39.045㎞ 지점에서 최대 속도 1342㎞/h(마하 1.24)로 뛰어내리는 데 성공함으로써 음속(마하 1)을 깼다. 꼭 65년 전인 1947년 10월14일 미국 공군 조종사인 척 예이거가 벨X-1을 타고 초음속 비행에 성공했지만, 인간의 몸으로 음속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움가르트너는 또 1960년 미 공군 조 키틴저가 세운 최고도 낙하 기록(31㎞)도 깼다.
바움가르트너는 이날 오전 9시30분 미국 뉴멕시코 로즈웰에서 헬륨가스를 채운 거대한 기구에 매단 캡슐을 타고 2시간21분에 걸쳐 성층권으로 올라갔다. 캡슐 문을 열고 발판에 올라선 그는 “온통 녹색으로 보이는” 발아래를 내려다본 뒤 경쾌한 경례와 함께 땅을 향해 몸을 던졌다. 자유낙하 초반 잠시 중심을 잃었으나 곧 안정을 찾았다. 중심을 못 잡았다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 헬멧 히터 장치의 이상으로 헬멧창이 뿌옇게 흐려져 중도에 포기할 뻔한 위기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20여년간 2500회나 고공 낙하했던 경험을 살려 도전을 이어갔다. 마침내 4분19초간의 자유낙하가 끝나고 낙하산이 펼쳐졌다. 4분40초 동안의 낙하산 비행을 마친 바움가르트너가 캡슐을 떠난 지 9분 만에 무사히 착륙하자 관측 센터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인간 자유낙하의 역사가 새로 쓰이는 순간이었다.
“세상 꼭대기에 서면 겸손해집니다. 더 이상 기록을 깨겠다거나 과학적 데이터를 얻겠다는 생각은 없어지지요. 그 순간 원하는 것은 오직 살아서 돌아가는 것뿐입니다.” 가장 높은 곳에 섰던 한 인간의 가장 겸손한 소감이 전세계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바움가르트너는 이날 도전을 위해 5년 이상 준비했다. 육체적, 정신적 한계에 직면하기도 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난관에 부닥칠 때마다 조언과 격려로 일으켜 세운 것은 이번에 깨진 ‘자유낙하 높이’ 기록 보유자인 키틴저였다. 키틴저는 “바움가르트너는 위대한 일을 했고, 용감한 사람과 일한 것은 대단한 영광”이라며 아낌없는 축하를 보냈다.
바움가르트너가 자신과의 싸움을 벌였다면 이번 프로젝트의 과학자들은 우주과학 기술과 씨름했다. 고도 39㎞는 공기압이 2% 미만이며, 인간이 인위적인 압력 유지와 산소공급이 없이 자유낙하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프로젝트팀은 초대형·초경량 헬륨 기구, 내부 공기압을 조절해주는 낙하복, 안정성을 높인 대형 낙하산 등 최첨단 장비를 개발해냈다. 또 초음속으로 낙하하면서 바움가르트너의 몸에 생긴 변화들도 정밀 데이터로 수집됐다. 영국 <비비시>(BBC)는 이번 도전 성공이 미래 민간 우주 프로그램과 높은 고도에서 파일럿들의 긴급 탈출을 위한 장비 개발 등에 귀중한 자료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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