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MC, 실력 칭찬하던 중 실언
팔 4개 달린 합성사진도 내보내
팔 4개 달린 합성사진도 내보내
프랑스 공영방송 진행자가 프랑스와 일본의 축구 A매치에서 활약한 일본 골키퍼에 대해 ‘원전 돌연변이’라는 식으로 말했다가 호된 비판을 받았다. 일본 정부가 공식 항의하자, 프랑스 방송사도 사과의 뜻을 전했다.
<프랑스2 텔레비전>의 진행자 로랑 뤼키에르는 지난 13일 예능 프로그램에서 일본 골키퍼 가와시마 에이지의 눈부신 실력에 대해 “나는 후쿠시마의 영향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날 있었던 경기에서 일본이 1대0으로 이기는 데 큰 공을 세운 가와시마가 원전 사고 돌연변이에 의한 ‘괴물’이라는 것을 뜻하는 말이었다. 특히 뤼키에르가 이 발언을 할 때 <프랑스2 텔레비전>은 팔이 4개 달린 가와시마의 합성 사진을 방송으로 내보냈고, 스튜디오에서는 웃음과 박수가 터져나왔다. 뤼키에르 딴에는 가와시마의 실력을 칭찬한다고 한 말이었지만, 변명의 여지가 없는 말실수였다.
주프랑스 일본대사관은 16일 해당 방송국에 “원전 사고 생존자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재건 노력을 방해하는 부적절한 표현”이라며 공식 항의서한을 발송했다. 이에 대해 장 레베용 <프랑스2 텔레비전> 감독은 일본 대사관과 겐바 고이치로 외무상 앞으로 사죄 편지를 보냈다. 그는 “일본 국민들에게 상처를 준 데 유감을 표한다. 뤼키에르는 일본과 후쿠시마 희생자들을 수치스럽게 할 의도가 없었으며, 오히려 프랑스 축구팀을 풍자하려 했다”고 밝혔다.
뤼키에르는 2001년에도 같은 방송국 시사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시민들에게 고기 조각을 먹인 뒤 ‘한국 개고기’라고 설명해 모두가 구역질하는 모습, 어린 학생이 도시락으로 보신탕을 싸가는 모의 장면 등을 방영해 한국에서도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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