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바스크 ‘분리독립’ 정당 석권
카탈루냐서도 ‘경제적 독립’ 목소리
벨기에·이탈리아도 지역간 경제갈등
유럽 전역서 ‘자치권 강화요구’ 조짐
카탈루냐서도 ‘경제적 독립’ 목소리
벨기에·이탈리아도 지역간 경제갈등
유럽 전역서 ‘자치권 강화요구’ 조짐
유로존 국가에 다시 분리주의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 1주일 새에만 벨기에와 스페인에선 연이어 분리주의를 선명하게 내세운 정당이 지방의회를 차지했다. 유럽 재정위기가 유로존 국가 안의 부자 지역과 가난한 지역에 존재하던 갈등을 더 첨예화시키고 있는 탓이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22일 전날 치러진 스페인 바스크 지방의회 선거에서 전체 75석 중 바스크 민족당(PNV)이 27석, 빌두당(Bildu)이 21석을 확보해 집권 국민당(PP)에 협력해 의회를 이끌던 사회당(SSWP)을 눌렀다고 보도했다. 사회당은 16석, 국민당은 10석에 그쳤으며, 바스크 국민당과 빌두가 연정을 구성할 전망이다. 바스크 유권자들은 2009년 이 지역에서 최초로 구성된 비지역주의 사회당 정부를 3년 만에 몰아냈다.
특히 빌두는 스페인 정부와 유럽연합, 미국이 테러리스트 그룹으로 규정한 무장 분리독립 단체 ‘바스크 조국과 자유’(ETA)를 비폭력적으로 계승한 정당이다. ETA는 독립 캠페인 과정에서 825명을 숨지게 했으며, 2003년 정치활동이 전면 금지됐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빌두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ETA를 지지하는 펼침막이 내걸리는 등 강경 분리주의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전문가들은 중앙정부가 바스크 정부에도 긴축을 강요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바스크의 선거 결과는 특히 11월25일 치러지는 카탈루냐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카탈루냐는 스페인 경제에서 20%를 차지하는데, 정치적 독립 보다는 조세와 예산의 자치권 강화를 원하고 있다.
미국의 민간 전략정보분석기업 <스트랫포>는 이처럼 경제적인 동기에 의한 분리주의 및 자치권 강화 요구가 스페인은 물론 유로존 전역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벨기에는 가난한 남부 왈로니아(프랑스계)와 부유한 북부 플랑드르(네덜란드계)의 빈부격차가 정치적 갈등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4일 지방의회 선거에서 승리한 새플랑드르연대(NVA)가 벨기에의 연방화와 분리독립에 앞서 재정적 자치를 요구하고 있는 것도 이를 반영한다. 벨기에 2대 도시 안트베르펜 시장으로 선출된 새플랑드르연대 바르트 데 베버 당수는 “우리는 모든 부문에서 재정자율권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에서는 남부 시칠리가 지난 7월 중앙정부로부터 4억유로를 수혈 받은 이후 남·북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북부 포강 유역 부유한 산업 도시에서는 남부의 가난한 농업 도시들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비판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유로존 경제대국 독일도 이런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독일의 대표적인 부자주 바이에른과 헤센주는 독일 정부의 재정 재분배 시스템에 대해 위헌 소송을 제기했다. 이 시스템의 순공여자인 두 지역은 재정 공여 비율의 재협상을 꾀하는 등 가난한 주에 나눠주는 돈을 최소화하려 발버둥치고 있다.
바스크에서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이날 함께 실시된 갈리시아주 선거에서 집권 국민당이 75석 중 다수인 41석을 차지하면서 정치적 위기는 모면했다. 범국민적인 반긴축 시위가 들끓고 있는 정국에서 국민당 텃밭인 갈리시아주마저 잃을 경우, 긴축 정책을 시행할 수 있는 동력을 상실할 것으로 우려됐다. <에이피>(AP) 통신 등은 갈리시아 선거 ‘표관리’를 위해 전면적인 구제금융 신청을 미뤄왔던 라호이 총리가 조만간 구제금융 신청을 선언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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