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오류로 수만명 제대로 못받아
아프간 파병군인 가족 ‘페북시위’
아프간 파병군인 가족 ‘페북시위’
프랑스 군인 수만명이 임금지급 컴퓨터 시스템의 오작동으로 1년이나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가장들이 군내부 규정 탓에 속만 끓이고 반발을 못하자, 아내와 아이들이 페이스북에서 규탄 시위를 시작했다.
영국 <가디언>은 최근 프랑스 군인 수천명의 가족들이 ‘잃어버린 월급’을 찾기 위한 페이스북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30일 보도했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아프간 파병 군인의 가족들로, 헐벗은 등짝 사진과 함께 악몽으로 변한 생활상을 보여주는 글들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있다.
“사랑하는 여보, 우린 잘 지내요. 근데 나라가 당신 월급을 보관하고 있네요. 냉장고는 비었고, 은행은 이자를 달래요. 마이너스 통장은 폐쇄됐어요.” “아빠, 우리는 아빠가 자랑스러워요, 프랑스도 사랑해요. 그런데 아빠 월급이 들어오지 않아요. 엄마는 은행(빚) 때문에 힘들어요.” 군인 가족들은 각종 고지서 요금과 생활비를 해결하느라 은행에서 긴급 대출을 받았고, 월급 미지급 사태 장기화로 빚독촉에 시달린다고 호소하고 있다. 때론 식탁에 올려놓을 음식이 없다며 긴박한 상황을 전하기도 한다.
프랑스 군의 월급 지급 시스템 ‘르부아’는 지난해 10월 설치됐다. 처음부터 말썽을 빚어 국방부는 “미친 기계”로 부른다. 지금까지 75종류의 에러가 발생했고 수만명의 월급이 잘못 지급됐다. 월급수표가 발송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고, 세금을 몇배나 더 뗀 쥐꼬리 월급이 지급되기도 했다.
5월 취임한 좌파 정부는 이를 전임 우파 정부 탓으로 돌렸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시험 작동도 안 해보고 성급하게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국방부 행정 인력을 감축하는 바람에 사단이 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취임 5개월이 넘도록 해결을 못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도 이제 남 탓만 할 처지가 못된다. 장이브 르드리앙 국방장관은 30일 “크리스마스까지는 참을 수 없는 고통을 끝내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