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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경제 위기에 자존심 꺾은 영국
중앙은행 총재 첫 외국인 선임

등록 2012-11-27 19:54수정 2012-11-27 21:36

마크 카니 현 캐나다중앙은행 총재
마크 카니 현 캐나다중앙은행 총재
“마크 카니 내년 6월에 취임” 발표
골드만삭스 거쳐 ‘실무능력’ 풍부
현재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 맡아
영 언론도 “가장 훌륭한 은행장”
318년 역사의 영국중앙은행(BOE)이 최초로 외국인 총재를 선임해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마크 카니(47) 현 캐나다중앙은행 총재는 내년 6월부터 5년간 영국중앙은행 총재로서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는 영국 경제를 구원할 ‘외인 투수’로 발탁됐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26일 하원 의회에 출석해 내년 6월 임기가 끝나는 머빈 킹 현 중앙은행 총재 후임으로 카니 행장을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오스본 장관은 “영연방 캐나다 국적의 총재 선임은 하자가 없다”고 밝혔다. 카니 신임총재도 캐나다와 영국 이중국적인 아내와 옥스퍼드 박사학위를 의식한 듯 “영국과 연고가 없지는 않다”고 밝혔다. <비비시>(BBC) 방송은 조만간 카니가 영국 국적취득 신청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카니 신임총재는 영국중앙은행 총재 하마평이 무성했던 올 여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을 통해 ‘결코’ 그런 일은 없다고 밝힌 바 있어 놀라움이 더 크다. 그러나 <비비시>가 “카니 신임총재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중앙은행장으로 일컬어진다”고 전할 만큼 그의 자질에는 이견이 없다.

카니는 캐나다 중앙은행 부총재와 재무부 차관을 거쳐 2008년 중앙은행 총재에 올랐다. 이후 “선진국 가운데 금융위기를 가장 잘 헤쳐나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G20 정상회의 금융안정위원회(FSB) 위원장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에서 13년간 런던과 뉴욕, 도쿄를 돌며 일해 실무경험이 풍부하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면서도 오큐파이 점령시위에 대해 “민주적이고, 건설적인 표현”이라고 밝힐 만큼 금융계 전반의 정서와 ‘거리두기’가 돼 있다는 평가도 있다.

유럽 재정위기와 국내 경제상황 악화 속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영국은 ‘세계 2대 금융강국’ 자존심을 내려놓고 삼고초려 끝에 카니를 모셨다. 차기 영국중앙은행 총재는 바클레이스의 리보금리 조작으로 실추된 영국 금융계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고, 침체에 빠진 경제를 되살려야 한다. 또 내년으로 다가온 영국재정청(FSA) 폐지와 중앙은행으로의 감독권한 이첩도 지휘해야 한다. 영국중앙은행의 폐쇄적이고 위계적인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는 요구도 많다.

이 산적한 위기를 해결할 적임자로 카니를 점찍은 오스본 장관은 2월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이하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의 때부터 끈질긴 설득에 나섰다. 대우도 초특급이다. 킹 총재가 받았던 ‘연봉+연금’(연간 51만9000파운드)보다 훨씬 많은 62만4000파운드(약 10억8500만원) 수준을 보장했다. 카니의 아킬레스건인 아내와 네 딸의 이주를 돕고 집값이 비싼 런던에서 주거비용을 대주기로 했다. 카니가 임기 8년을 부담스러워 하자, 이를 5년으로 줄여주는 파격도 감행했다.

위기를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는 금융계와 여·야 정치권도 환영 일색의 평을 내놨다. 머빈 현 총재는 “카니는 영국중앙은행을 위한 새 세대 리더십을 대표한다. 나를 능가하는 탁월한 선택이다”라고 추어올렸다. 앤드류 타이리 하원 재무위원회 의장은 “(카니는) 모든 요소를 다 갖췄다”고 평가했다. 또 야당인 노동당 예비내각 재무장관 에드 볼스도 “훌륭한 선택”이라고 인정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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