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범인들 종신형 약속에도
시위대 며칠새 수천명으로 늘어
동부지역선 경찰 발포 1명 사망
시위대 며칠새 수천명으로 늘어
동부지역선 경찰 발포 1명 사망
인도 수도 뉴델리의 한 버스 안에서 발생한 잔인한 성폭행 사건이 억눌려 있던 인도 여성들의 분노를 일깨웠다. 정부가 범인들의 종신형을 약속했지만, 며칠 사이 수천명으로 불어난 시위대와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의 충돌은 막지 못했다. 인도 동부 마니푸르주에선 또다른 성폭행 사건을 항의하는 시위대에게 경찰이 발포해 1명이 숨지는 사건마저 발생했다.
미국 <뉴욕 타임스>와 영국 <비비시>(BBC) 등 외신은 뉴델리에서 발생한 집단 성폭행에 항의하는 시위대 수천명이 22일 경찰과 충돌해, 경찰 2명이 중상을 입는 등 70여명이 다치고 6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인도에서 이례적인 이런 폭력 시위는 16일 밤 뉴델리의 한 민영버스 안에서 발생한 23살 여대생 집단 성폭행 사건이 도화선이 됐다. 의학을 공부하는 이 여대생은 남자친구와 함께 버스에 탔다가 운전기사 등 6명 중 일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범인들은 여대생을 1시간 가까이 성폭행한 뒤 쇠막대로 장기를 훼손했다. 남자친구도 집단구타를 당했고, 여대생과 함께 알몸으로 길거리에 버려졌다. 이 여성은 여러 차례 수술을 통해 위험한 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내장 손상이 심해 일부를 잘라냈다고 담당 의사는 전했다.
뉴델리 대학생들을 주축으로 한 여성 수천명은 성폭행 사건 처리에 대한 총체적 부실을 지적하며 항의집회를 시작했다. 당황한 정부는 운전기사 람 싱(30) 등 6명을 성폭행 및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하고 종신형을 약속했다. 또 해당 버스회사의 사업자 등록을 취소하고, 운전기사 신원확인제 도입 등 안전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마니푸르주 임팔에서는 ‘모모코’란 이름으로 알려진 여성 모델 겸 영화배우가 지난주 무대에서 공연 도중 불법 반군단체의 한 무장대원에게 끌려 내려가 성폭행을 당한 뻔한 사건을 항의하는 시위에 경찰이 발포해 공영방송 <두르다르샨> 소속 카메라 기자(36)가 그 자리에서 숨지기까지 했다.
인도 뉴델리에서는 올해 600여건의 성폭행이 보고됐다. 그러나 상당수 피해자가 결혼에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해 신고를 꺼리기 때문에 실제 성폭행은 훨씬 더 많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또 <비비시>는 “피해자가 부유한 중산층이라 사건이 공론화됐다”며 상대적으로 소외된 하층계급 여성들의 성범죄 피해 문제를 지적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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