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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도전하는 여성’ 세상을 뒤집다

등록 2012-12-24 19:16수정 2012-12-25 09:54

줌업 2012|보통사람들
이슬람 세계까지 미친 여풍
파키스탄 소녀 ‘교육권 투쟁’
탈레반 총격 앞에서도 꿋꿋

러시아 여성록밴드 ‘푸시라이엇’
“푸틴 나가” 도발에 징역형 선고

납치된 딸 찾던 ‘아르헨티나 엄마’
모성의 힘으로 900명 여성 구해
‘하반신 마비’ 마라톤 완주 여성도

올 한해 전세계 언론의 헤드라인은 미·중·일·러·프 등 주요 국가의 대선 기사가 차지했다. 그러나 굵직한 정치 지도자들의 틈새를 비집고 당당하게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보통사람들의 활약은 올해도 어김없이 계속됐다.

역사의 한 획을 그은 보통사람들 가운데서도 ‘여풍’이 거셌다. ‘여권의 불모지’인 이슬람 세계도 예외가 아니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타임> ‘올해의 인물’ 1위를 위협한 것은 파키스탄의 14살 소녀 말랄라 유사프자이(위 왼쪽 사진)였다.

말랄라는 소녀들의 교육권을 옹호하는 글을 썼다가 10월 탈레반의 총에 중상을 입었다. 이례적으로 수만명이 들고일어나 탈레반의 야만에 항거했고, 국제사회도 주목했다. 탈레반은 말랄라를 옹호한 여성 앵커의 차량에 폭발물을 설치하는 등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폭력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영국에서 치료를 마치고 귀국해 계속 공부하겠다는 말랄라의 의지를 꺾진 못했다. 아프간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미국인 여성 킴벌리 모틀리(37) 변호사는 간통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성폭력 피해자의 사면을 이끌어내는 등 남성 중심 이슬람 사법체계에 변화를 일으켰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귀환으로 뒤숭숭했던 러시아에서는 무명 여성 록밴드 푸시 라이엇의 도발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 2월 러시아정교회 성당에서 ‘성모여 푸틴을 쫓아내소서’ 공연을 했던 멤버 2명이 결국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푸틴의 ‘표현의 자유’ 탄압이 거세질수록, 남은 멤버들의 저항과 국제사회의 지지는 견고해졌다. 남미에서는 지난해 칠레의 대규모 학생시위를 주도했던 국립 칠레대 학생회장 카밀라 바예호(23)가 올해 ‘좌파의 아이콘’으로 등극했다. 이 ‘투쟁의 여신’은 “남성 우월주의에 물든 칠레에서…사람들이 외모에 끌려 다가오면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도전과 반항으로 새 역사를 써내려간 여성들이 있었다면, 모성으로 척박한 세상을 끌어안은 여성들도 있었다. 네팔에서 100명이 넘는 아이들의 ‘엄마’를 자처한 28살 푸슈파 바스네트도 그중 하나다. 그는 21살 때부터 부모를 따라 죄도 없이 교도소에서 살고 있던 아이들을 데려다 키웠다. 또 인신매매 조직에 납치된 딸을 10년간 찾아다니는 과정에서 900명의 여성을 구해낸 수사나 트리마르코(58·아래)는 ‘아르헨티나의 엄마’로 칭송받았다.

삶을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없었던 보통사람들은 죽음으로 세상을 각성시키기도 했다. 올해 지구촌 곳곳이 ‘왕따’ 자살로 가슴앓이를 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연말 선배들의 가혹행위에 저항하다 맞아 죽은 대학 밴드 연주자 로버트 챔피언(26)의 죽음이 올해 왕따방지법 시행으로 이어졌다.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내겐 누구도 없다. 누군가 필요하다’는 도움을 요청하고 목숨을 끊은 15살 소녀 어맨다 토드, 친구들에게 자살 연습을 강요당한 끝에 결국 자살한 일본의 13살 소년은 세상의 모든 ‘방조자’들에게 무거운 책임감을 안겼다. 그리스에서는 77살의 은퇴한 약사 디미트리스 흐리스툴라스가 4월4일 연금 삭감에 항의하며 국회 앞에서 권총으로 자살했다.

경제위기와 자연재해 등으로 종말론까지 기승을 부렸던 지구촌에서 육체의 한계를 뛰어넘은 장애인들의 도전은 많은 보통사람에게 큰 희망과 자극이 됐다. 영국의 하반신 마비 여성 클레어 로머스(32·위 오른쪽)는 세계 최초로 ‘생체공학 슈트’를 입고 런던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는 기염을 토했다. 어머니조차 “미친 짓”이라고 여겼던 42.195㎞ 완주는 멀쩡한 두 다리를 갖고도 주저앉고 싶었던 많은 사람에게 용기를 줬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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