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서 발생…“미국까지도 퍼질 수 있어” 경고
조류독감이 동남아에 이어 시베리아와 카자흐스탄, 몽골 등 아시아 북부로 확산되고 있다.
러시아 관리들은 시베리아의 철새들이 조류독감 바이러스를 미국까지도 퍼뜨릴 수 있다며 조류독감이 세계적인 전염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10일 러시아 비상대책부는 시베리아에서 조류독감 감염 사례가 처음 발견된 지난 7월 중순부터 이날까지 조류독감으로 죽은 조류는 8347마리이며, 특히 9일에만 5580건의 사망이 보고돼 감염사례가 급증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날 시베리아의 노보시비르스크 지역의 또 다른 마을에서도 조류독감에 감염돼 죽은 조류들이 발견돼 발생 지역이 14곳으로 늘었다. 러시아 관리들은 “아직 사람이 전염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카자흐스탄 북부에서 이달 초 발견된 조류독감 바이러스도 인체에 치명적인 H5N1 종류로 확인됐다. 카자흐스탄 농업부는 지난 4일 북부 파브로다 지역에서 발견된 바이러스는 H5N1 종류라고 10일 발표했다. 2003년 이후 지금까지 동남아시아에서 이 바이러스로 최소한 60명이 목숨을 잃었고, 가금류 1억4천만마리가 죽거나 살처분됐다.
카자흐스탄에서 가까운 중국 서부 티베트에서도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국제수역기구(OIE)의 베르나르 발라 사무총장이 밝혔다. 발라 사무총장은 “중국 정부로부터 티베트 라사 근교의 한 농장의 닭에서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확인됐다는 정보를 받았다”며 이 바이러스가 H5N1 종류일 가능성이 높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몽골에서도 처음으로 조류독감으로 철새 80마리가 죽은 것이 확인됐다고 10일 밝혔다. 발생 장소는 몽골-러시아 국경에서 가까운 훕스굴 지방의 한 호수다.
조류독감이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감염된 사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세계보건기구(WHO)는 H5N1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켜 전세계적으로 유행하게 되면 200만~740만명이 목숨을 잃게 될 것이라며 각국이 치료약인 타미플루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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