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외국인 인질극’ 참사 가능성
이슬람 무장단체, 가스전서 인질극
알제리, 협상 거부 뒤 군사작전
“인질 35명·납치범 15명 사망” 보도
납치범들 “한국인 포함” 주장
외교부 “명단에 없다” 공식 부인
알카에다 연계 이슬람 무장단체가 알제리 가스전에서 외국인 직원 등 수십명을 볼모로 이틀째 인질극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알제리 정부군이 군사작전을 감행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인질과 납치범 수십명이 사망했다는 미확인 속보가 잇따라 최악의 외국인 인질극 참사로 끝날 가능성도 높아졌다. 알제리 정부는 17일 알카에다 연계 이슬람 무장단체 ‘마스크를 쓴 여단’ 산하 조직원 20여명이 16일 알제리 동남부 인아메나스의 가스전에 침입해 미국·영국·프랑스·노르웨이·일본 등 외국인 20여명을 인질로 붙잡았다고 보도했다. 무장단체는 외국인 인질이 41명이라고 주장했다. 납치범들과의 일체 협상을 거부했던 알제리 정부는 17일 가스전을 에워싼 채 헬리콥터를 동원해 군사작전을 감행했다. <에이피>(AP) 통신과 <알자지라> 등 외신은 “알제리군의 헬리콥터 공격으로 인질 35명과 납치범 15명이 숨졌다”는 무장단체 쪽의 주장을 보도했다. 이 무장단체는 또 모리타니의 통신사에 “7명의 외국인 인질이 알제리군의 공격 이후에도 살아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시각 18일 새벽 1시까지 공식 확인은 되지 않았다.
인질들이 탈출했다는 보도도 잇따랐다. 알제리 정보 당국자는 <에이피>(AP) 통신 인터뷰에서 인질 중 외국인 최소 20명과 알제리인 30~40명이 탈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군사작전 개시 사실이 알려진 뒤 외신들은 알제리 <에이피에스>(APS) 통신을 인용해 스코틀랜드인 2명, 프랑스와 케냐인 1명 등 4명의 외국인 인질이 탈출했다고 전했다. 외신은 물론 해당국가 정부도 최초 인질과 남아 있는 인질 수 등에 혼선을 빚었다. 또 이 무장단체는 인질 중에 한국인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종훈 주알제리 한국 대사는 “알제리 외교부에 확인한 결과 피습 현장의 기술자 최신 명단에 한국 국적 근로자는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공식 부인했다.
공격을 받은 인아메나스의 가스전은 영국 비피(BP)와 노르웨이의 스타토일, 알제리 국영 석유회사 소나트라크가 공동 운영하고 있다. 일본 닛키는 가스전 시설 서비스를 맡고 있다. 무장단체는 16일 새벽 5시께 가스전 직원들을 위한 공항 셔틀버스를 납치하려다 경호원들과 대치한 끝에 실패하자, 곧장 가스전 안의 직원 숙소로 이동해 인질들을 억류했다. 이 과정에서 영국인과 알제리인이 1명씩 숨졌으며, 프랑스인 1명이 숨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무장단체가 인질극 배경으로 프랑스군의 말리 개입을 언급하고 있어, 말리 사태가 북아프리카와 서방 국가들로 확산될 우려도 커졌다. 무장단체는 “알제리가 말리 북부를 폭격하도록 프랑스 전투기에 영공을 열어준 것에 대한 반응이다. 프랑스는 말리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에이피> 통신은 단체의 핵심 관계자가 “(프랑스에) 개입 허가를 내준 건 유엔과 지금 돈을 대주고 있는 모든 서방 국가다. 우리는 우리의 공격을 세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프랑스뿐 아니라 서방 전체를 향한 공격이라는 것이다. 리언 파네타 미국 국방장관은 “테러리스트 행위이며, 미국이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 타임스>는 오바마 행정부가 지금까지 거리두기를 해왔던 북아프리카에 ‘군사적 개입’을 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가스전 침입이라는 ‘이례적인 사건’이 프랑스군의 말리 개입 훨씬 전부터 계획됐으며, 말리 사태를 빌미로 이슬람 무장단체의 재정전략 변화가 표면화된 것이라고 해석한다. 헬리마 크로프트 바클레이스캐피털 지역전략 전문가는 “이것은 새로운 발전이다. 만일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서방의 에너지 이권을 자신들이 가져가기로 결정했다면, 리비아와 나이지리아, 모나코 등 모든 나라에서 이런 위협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어떤 경우라도 북아프리카와 서방 국가들의 ‘개입’은 불가피하다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온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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