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국제일반

말리 찾은 올랑드 “프랑스, 필요할 때까지 있을 것”

등록 2013-02-03 20:29수정 2013-02-03 22:33

수도 바마코·팀북투 잇단 방문
유럽, 아프리카 북부 안정 중요
이슬람 테러단체 기착지 우려
개입전략 신식민주의 비판 우려
“프랑스 만세!” “올랑드는 우리 구세주!”

2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방문을 반기는 서아프리카 말리의 분위기는 1960년 독립 이전의 ‘프랑스 식민지’를 방불케 했다. 최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북아프리카 알제리(30)와 리비아(31일)를 깜짝 방문해 대테러 협력 강화를 밝혔다. 사하라 지역의 이슬람 테러단체 확산과 말리사태를 계기로, 1960년대 유럽 식민지에서 벗어난 아프리카 북부 지역에 또다시 유럽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올랑드 대통령은 2일 말리 수도 바마코와 문화유적도시 팀북투를 방문했다. 프랑스군과 정부군이 말리 군사개입 3주 만인 지난달 말 이슬람 반군을 내쫓고 동북부 거점 팀북투·키달·가오를 탈환한 것을 축하하기 위한 ‘승리기념 방문’이었다. 올랑드 대통령은 바마코에서 “테러리스트들은 약해졌지만 사라지지는 않았다. 프랑스는 아프리카군이 우리를 대체하고 말리의 주권이 회복될 때까지, 필요한 한 여러분 곁에 있을 것”이라고 연설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또 “프랑스가 말리 경제를 지원하고 국가 공공서비스·교육·보건·안보·문화유산 재건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실제로 프랑스가 조만간 말리에서 발을 뺄 가능성은 낮다. <뉴욕타임스>는 “도시에 있던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그들의 보루인 사막과 산악지대로 보낸 것 이외에 프랑스가 무엇을 해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정보당국은 중무장한 말리 반군의 수를 2000여명으로 추산한다. 이들이 별다른 저항없이 달아났기 때문에, 사망자 수도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팀북투의 한 지역유지는 “프랑스가 떠나면 그들은 돌아올 것”이라며 게릴라전에 대비한 프랑스군의 장기 주둔 필요성을 역설했다.

프랑스와 유럽도 말리 등 아프리카 북부의 ‘정치적 안정’은 매우 중요하다. 이 지역은 유럽에 우라늄과 석유, 금 등 천연자원을 공급한다. 특히 전력 대부분을 원전에 의존하는 프랑스는 말리를 통해 니제르의 풍부한 우라늄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영국은 비피(BP) 등 자국 석유기업이 이 지역에 진출해 있다. 이밖에 7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말리가 이슬람 테러단체의 유럽진출 기착지로 활용되는 것도 서방의 큰 고민거리다.

캐머런 총리가 알제리 등을 방문해 안보협력을 강조한 것도 말리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유럽은 알제리가 약속대로 말리 국경지역을 지속적으로 봉쇄해주길 기대한다. 반군들이 석유와 음식물 등 물자를 구하기 어려워지면, 외국인 납치와 습격도 줄어들 것이다. 또 반군들이 도시와 멀리 떨어진 사막 지대에 고립되면, 민간인 피해 없이 드론 감시와 공중폭격을 통해 반군을 공격할 수 있다.

그러나 유럽의 개입 전략이 오히려 진퇴양난의 화를 자초할 거라는 우려도 높다. 프랑스 <리베라시옹>은 “프랑스가 말리 최전선에 남는다면 신식민주의라는 비판이 조만간 쏟아질 것이다. 말리 정부군과 아프리카연합군을 후방 지원한다면, 반군 협력자에 대한 보복을 감싸줘야 하는 위험에 놓일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런 우려를 의식한 듯 “프랑스는 말리의 국정에 개입을 원치 않는다. 영토보전은 디온쿤다 트라오레 말리 과도정부 수반의 적법적 권위 아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며 정부군을 향해 반군 조력자에 대한 보복 폭력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박 당선인 “털기식 청문” 짜증에 졸지 ‘파파라치’ 됐다
국정원의 ‘적반하장’…정치개입 들키자 무차별 소송전
“돈맛에 빠진 사회서 배고파도 밤무대는 안선다”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사진 공개 “일본 만행 알리려…”
[이동걸 칼럼] 위기의 근혜노믹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