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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경계안에서 한걸음더”
사우디 ‘이중금기’ 깬 여성영화감독 만수르

등록 2013-02-06 20:50수정 2013-02-06 21:20

중동에서도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사우디아라비아에는 극도로 제한된 두 가지가 있다. 영화관과 여성의 권리다. 하이파 만수르(38)는 이 ‘이중금기’를 깨고 사우디 최초의 여성 감독이 됐고, 지난해 베니스 영화제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만수르는 6일 영화 <와즈다>의 프랑스 개봉을 맞아, <프랑스 24> 방송 인터뷰를 통해 ‘예술이 불순하고 여성이 불경한’ 나라에서 여성 감독이 된 이야기를 풀어놨다.

사우디의 일부 지역에서는 여성과 남성이 함께 있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여성감독이 현지 배우, 스태프들과 함께 영화를 만드는 걸 상상하기 어렵다. “자동차에 숨어서 무전기로 지시를 내렸다”고 밝힐 정도로 상황은 열악했다. 하지만 그가 난관을 헤쳐나가는 방식은 전투적이기보단 온화하다. 그는 “사우디 여성 해방 같은 주제를 얘기할 때 나는 공격적이고 노골적인 비판이 되는 걸 삼간다”고 말했다.

영화 <와즈다>는 수도 리야드의 한 여학생이 자전거 살 돈을 모으기 위해 코란 노래경연대회에 참가하는 과정을 그렸다. 만수르는 “<와즈다>도 여성 문제를 말하지만, 주인공은 어린이다. 나는 사람들이 그 문제에 대해 (편하게) 대화하도록 유도한다. 사우디 아버지들이 영화를 보고 딸에게 작은 것이라도 주기로 결심했다면, 나에게는 엄청난 일이다”라고 말했다.

스스로 “경계 안에서 조금 앞으로 나아가도록 밀어부친다”는 융통성은 시인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이 크다. 만수르는 비록 호주에서 영화를 공부하고 현재 바레인에서 살지만, 사우디 작은 도시의 열두 형제가 북적거리는 집에서 자랐다. 자식들이 온집안을 휘젓고 다니면 아버지는 호통 대신 비디오를 틀었다.

디즈니 <백설공주>를 처음 본 그날은 만수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이후 청룽(성룡)과 브루스 리(이소룡), 할리우드와 발리우드 영화들이 갇힌 그에게 열린 세상을 보여줬다. 그는 “특히 <자전거 도둑>과 <로제타> 등 이탈리아의 네오리얼리즘 영화들이 <와즈다>에 큰 영감을 줬다”고 회고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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