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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법정에 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토끼

등록 2013-02-07 13:54수정 2013-02-07 19:56

fox5 샌디에이고 캡처
fox5 샌디에이고 캡처
디즈니랜드 토끼 캐릭터 직원, 인종차별 혐의
“토끼를 안으려고 했더니, 토끼가 등을 돌렸어요. 제일 좋아하는 디즈니 캐릭터인데…슬펐어요.”

흑인 어린이들이 ‘꿈의 나라’ 디즈니랜드에 놀러 갔다가 토끼 캐릭터에게 인종차별을 당했다.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물해야 디즈니랜드가 오히려 좌절을 심어준 것에 분노한 부모는 인종차별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샌디에고 온라인 뉴스 <폭스5> 등 현지 언론은 6일(현지시각) 디즈니랜드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토끼 캐릭터의 인종차별 혐의로 인해 법정에 서게 됐다고 보도했다. 토끼 캐릭터를 착용한 직원이 흑인과 백인 어린이들을 차별대우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캘리포니아주 샌디에고에 사는 흑인 제이슨 블랙은 조카의 생일을 맞아 9살, 6살 아들과 함께 애너하임의 디즈니랜드를 방문했다. 그러나 아이들이 토끼에게 달려갔을 때, 토끼의 반응은 싸늘했다. 엄마 아넬리아 블랙이 토끼에게 “아이가 당신 무릎에 앉고 싶어해요”라고 말했지만, 토끼는 손가락을 배배 꼬며 사진촬영만 재촉했다. 9살 엘리자도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소년은 “토끼의 손을 잡으려고 했는데, 토끼가 내 손에서 자기 손을 빼려고 했어요. 화가 나고 슬펐어요”라고 말했다. 가족들은 처음에 고객과 신체접촉을 할 수 없다는 규정이라도 있는 줄 알았다. 그러나 토끼는 보란듯이 옆에 있던 백인 어린이들에게 입을 맞추고 안아주기도 했다. 이를 본 가족들은 그 자리에서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블랙의 변호사는 “인종주의 이외에 다른 이유를 찾을 수 없다. 디즈니랜드 같은 곳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미국 사회에 여전한 인종차별에 분노했다.

블랙 가족은 당시 디즈니랜드 사무실을 방문해, 토끼가 아이들과의 접촉을 거부하는 사진을 보여주며 강하게 항의했다. 이후 디즈니랜드 쪽에서는 ‘비밀준수 각서’에 서명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500달러짜리 회원권을 보내왔다. 가족들은 이를 거부하고 공개적인 사과와 해당 직원의 해고를 요구했으나 디즈니랜드 쪽의 반응이 없자 소송을 제기했다. 아넬리아 블랙은 소송의 목적이 돈이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다른 가족들이 디즈니랜드에서 다시는 이런 경험을 하지 않게 되길 바란다”며 소송의 목적이 ‘재발방지’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디즈니랜드는 이에 대해 “고소장을 받아보지 못한 사안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모든 고객의 불만에 성실하게 응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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