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미사
“로마의 주교” 또 한번 몸낮춰
사랑과 보호·봉사 의지 강조
순례자 향해 따뜻한 미소도
132개국 대표단·32개국 대통령…
정교회 총대주교 참석 ‘눈길’
기독교 등 종교간 화합도 연출
“로마의 주교” 또 한번 몸낮춰
사랑과 보호·봉사 의지 강조
순례자 향해 따뜻한 미소도
132개국 대표단·32개국 대통령…
정교회 총대주교 참석 ‘눈길’
기독교 등 종교간 화합도 연출
19일 오전 9시30분(현지시각) 로마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새 교황 프란치스코의 즉위 미사가 열렸다. 교황은 라틴어로 진행된 강론에서, 다시 한번 자신을 ‘로마 주교’로 낮추며 사랑과 보호와 봉사의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모든 피조물을 보호하고 모든 사람, 특히 가장 가난한 사람을 보호하고 우리 자신을 보호하는 것, 이것이 로마의 주교에게 요청된 봉사입니다”라고 교황의 사명을 언급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스스로를 ‘로마 주교’로 낮추는 것은 바티칸의 중앙집권주의에서 탈피해 다른 주교들과 협의를 통해 바티칸을 운영하겠다는 암시를 준 것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분석했다.
프란치스코는 또 교황이 끼는 ‘어부의 반지’를 도금한 은으로 만들었다. 전임 베네딕토 16세 때는 순금이었다. 바티칸 전문가들은 단순함을 강조한 즉위 예식과 바로크 스타일을 선호했던 전임 베네딕토 16세 때를 비교하며 ‘바티칸 변화’ 방향에 대한 강력한 신호로 해석하기도 했다.
바티칸에는 교황을 보려고 세계에서 20여만명의 순례자와 관광객이 모였다. 또 132개국 대표단을 포함해 6개국 국왕, 31개국 대통령, 3개국 왕자, 11개국 총리가 참석했다. 교황의 나라 아르헨티나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물론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 등이 참석해 ‘최초 미대륙 출신’ 교황의 즉위를 축하했다.
교황은 자신을 보려고 모여든 사람들을 향해서도 어두운 세상의 빛이 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창조물을 보호하는 것은, 모든 남성과 여성을 보호하는 것은, 그들을 자애와 사랑으로 보살피는 것은 희망의 지평을 여는 것입니다. 이는 짙은 구름을 뚫고 나오는 한줄기 빛을 허락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불교, 시크교, 자이나교 등 여러 종교 지도자들이 참석해 종교간 화합의 장을 연출한 점도 기대감을 키웠다. 특히 1054년 교회가 둘로 갈라진 이후 처음으로 터키 이스탄불 정교회 총대주교인 바르톨로메오스가 교황 즉위식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바르톨로메오스는 바티칸으로 떠나기 전 “즉위 미사 참석은 정교회와 가톨릭의 관계가 더욱 친밀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오전 8시45분께 바티칸의 임시숙소인 산타마르타에서 나와 전용차를 타고 17분가량 인파 속을 돌았다. 교황은 성베드로 광장을 가로질러 성베드로 대성당에 들어서기 전까지 환호하는 순례자들을 향해 따뜻한 미소로 손을 흔들었다. 다소 차갑고 거리감이 느껴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전임 교황과의 차별성이 도드라졌다.
교황은 성베드로 대성당 안에 있는 초대 교황 베드로의 무덤이 있는 제대로 나아가 기도를 올리는 것으로 본격적인 즉위식의 시작을 알렸다. 성가대의 ‘그리스도는 왕이시다’ 등 찬송가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세속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성스러운 장면이 연출됐다. 즉위 미사와 성찬기도, 감사기도, 영성체 예식, 파견 예식이 끝나고 2시간여에 걸친 행사는 종료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일까지 이틀간 정계와 종교계 지도자들을 접견할 예정이다.
전날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교황에게 영국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포클랜드(아르헨티나명 말비나스) 영유권 분쟁을 중재해달라는 요청을 했으나, 교황청은 아무런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 자국 아르헨티나 문제를 비롯해 산적한 정치·종교적 문제가 이제 막 즉위한 교황을 기다리고 있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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