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변론자(데블스 애드버킷)’로 불린 지오반니 디 스테파노
“후세인, 빈 라덴과 친분 있다"
영국 경찰, 사기 등 혐의로 기소
영국 경찰, 사기 등 혐의로 기소
‘악마의 변론자’(데블스 애드버킷)는 자신의 변호에 성공하지 못했다. 영국 런던 서더크 지역 형사법원은 28일 사기·자금세탁·문서위조 등의 죄를 물어 조반니(지오바니) 디스테파노(57·사진)에게 징역 14년형을 선고했다. 그는 변호사 자격증이 없음에도 법률 상담 대가로 100만파운드(약 17억원) 이상을 의뢰인들에게 뜯어낸 혐의로 기소됐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영국으로 이민온 그는 기업 인수로 돈을 모으다, 2000년대 초반부터 변호사 행세를 했다. 그는 이탈리아 로마에 ‘스투디오 레갈레 인테르나치오날레’라는 사무실을 차리고, 이 사무소의 법률 파트너 형태로 영국 변호사들을 모아 변론을 맡겼다. 자신의 명함에는 ‘아보카토’(이탈리아어로 ‘법률가’)라 적었다. 각 회원국의 변호사 자격증을 인정하는 유럽연합의 사법체계를 교묘히 이용한 것이다.
그의 유명세가 절정에 달한 것은 2003년 12월이었다. <비비시>(BBC) 방송 인터뷰에서 디스테파노는 아일랜드계 연쇄살인범 해럴드 시프먼에 대한 법원의 종신형 선고를 “미친 짓”이라고 비난하며 “아돌프 히틀러와 악마도 변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그는 ‘악마의 변론자’(열띤 논의를 위해 일부러 반론을 펼치는 사람)를 자처하며 2004년 이라크 법정에 선 사담 후세인의 ‘변호인단’에 참여하기도 했다. 후세인조차 그를 변호사라고 믿었던 것이다.
그러나 런던 경찰의 수사 결과, 디스테파노는 영국은 물론 이탈리아에서도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자신의 지휘 아래 변호인단이 움직이는 것처럼 변호사들에게 귓속말을 하는 모습을 법정에서 연출했지만, 직접 변론을 펼친 적은 없다”고 <비비시>는 전했다.
디스테파노는 이번 심리 과정에서 “(자격증이 없어도) 도움을 원하는 사람에게 법률적 조언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변호사로 오인하게 만들어 절망적인 사람들에게 재정적 손해뿐만 아니라 헛된 희망을 주고 무너뜨렸다”며 중형 선고의 이유를 설명했다. 선고 내용을 전한 <가디언> 등 영국 언론은 그를 “당대 최고의 사기꾼”이라고 평가했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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