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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아이비리그에 가려면 두명의 엄마가 필요해”

등록 2013-04-07 20:32수정 2013-04-07 21:45

수지 리 웨이스
수지 리 웨이스
미 고3 수험생 WSJ 기고
동아리·스포츠·봉사활동 등
입학조건 ‘스펙 쌓기’ 문제제기
대학입시 제도 비판 화제
“아이비리그에 가려면 ‘타이거맘’(자식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호랑이 엄마)이 필요하다, 가짜 자선활동을 했어야 한다, 다양성을 위해 인디언이라도 될 수 있다면….”

올해 미국 아이비리그(동부 명문 사립 8개 대학) 진학에 실패한 한 수험생이 <월스트리트 저널>에 기고한 글이 미국 사회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미성숙하고 인종차별적이라는 비판이 많지만, 미국 대학입시 제도의 맹점을 가감없이 드러낸 날카로운 글이라는 지지 여론도 만만치 않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테일러 올더다이스고교 4학년(한국 고교 3학년) 수지 리 와이스는 올해 프린스턴대, 예일대 등 아이비리그 입학에 실패했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와 미시간대 등 다른 명문대에서 입학허가를 받았으나, 분이 풀리지 않았다. 학교성적(GPA) 평균 4.5, 대학입학 자격시험(SAT) 2120점, 상원의원실 자원봉사 경험을 갖추고도 아이비리그에 못 간 ‘구조적인 원인’이 억울하다는 것이다. 와이스는 급기야 언니가 전에 일했던 <월스트리트 저널>에 ‘나를 거절한 모든 대학들에’라는 기고문을 보냈고 지난달 29일 신문에 글이 실렸다.

와이스는 “나 같은 수백만명의 수험생들은 ‘왜 내가 꿈의 대학 입학에 실패했는지’를 묻게 될 것인데, 그것은 우리가 속았기 때문”이라는 도발적인 수사로 글을 시작했다. “대학들은 ‘너 자신이 되라’고 조언하지만, 그것은 6개의 리더 활동을 하고, 3개의 스포츠에 능하고, 에스에이티에서 놀라운 점수를 받았으며, 두 명의 엄마를 가지고 있는” 특출한 아이들에게나 해당되는 기만이라는 것이다.

타이거맘과 아이비리그 진학의 ‘불가분의 관계’는 주된 비판 지점이었다. 와이스는 “우리 부모는 네 자매의 막내인 나의 양육을 오래전에 포기했다. 나는 피아노 앞에 앉아본 적이 없고, 바이올린을 켜본 적도 없다. <타이거맘>의 저자인 에이미 추아 예일대 로스쿨 교수가 왜 나를 학생으로 뽑겠는가?”라고 자조했다.

명문대 입학을 위한 자기소개서에서 ‘필수’로 여겨지는 봉사활동에 대한 냉소도 잊지 않았다. 와이스는 “아이비리그에 가려면 노숙인들의 반려동물을 돌봐주고, 콩고의 침팬지들을 위한 자선기금을 모았어야 했다. 자기소개서를 쓰려면…최대한 (불쌍한) 사람들의 불행을 이용해야 한다”며 선행과 스펙쌓기가 혼동되는 세태를 풍자했다.

와이스는 미국 대학의 ‘소수계 우대 정책’(어퍼머티브 액션)을 겨냥하듯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이었다면 나는 나바호 원주민이든 태평양 섬주민이든 어떤 원주민이라도 됐을 것”이라고 주장해 ‘인종차별’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와이스는 5일 <엔비시>(NBC) 방송의 ‘투데이쇼’에 나와 이런 논란에 대해 “기고문은 일종의 풍자였다. (인종적인) 다양성은 멋진 것이지만,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들로 인해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와이스는 기고문으로 유명세를 타자 일자리와 인턴십 제안을 받았다고도 밝혔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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