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중 경호차 타고 요새로 몸숨겨
페르베즈 무샤라프 전 파키스탄 대통령이 법정에서 도주했다.
<에이피>(AP) 통신은 18일 무샤라프가 이슬라마바드 고등법원에서 임시보석 기간 연장을 기다리다가 예상외로 체포명령이 내려지자 법정을 뛰쳐나가 ‘드라마틱하게’ 도주했다고 보도했다. 무샤라프는 경호팀의 호위 속에 법정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검은색 스포츠실용차(SUV)를 타고 유유히 사라졌다. 경찰의 추격을 뿌리친 그는 곧장 이슬라마바드 교외의 대형 요새로 가 몸을 숨겼다. 이 요새는 군부의 보호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높은 벽과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무샤라프의 대변인은 “일방적인 결정”이라며 19일 대법원에 항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이 요새에서 연금상태에 놓이게 될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사법부의 결정을 무시한 전직 최고지도자의 행태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1999년 무혈쿠데타로 집권에 성공한 무샤라프는 이후 10년간 파키스탄을 통치했다. 하지만 2008년 총선 패배 뒤 망명했고, 지난달 4년여간의 망명 생활을 청산하고 귀국했다. 5월11일 총선 출마를 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2007년 비상사태 선포 및 대법관 해고 결정 때문에 16일 북부 산악도시 치트랄 법원으로부터 출마 승인이 거부됐다. 이외에도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에게 경호를 제공하지 않아 암살되도록 방치한 혐의로도 유죄 판결을 받았다. 군사작전 중 발루치스탄 반군 지도자를 숨지게 한 혐의는 소송중이다. 무샤라프는 이 세 사건 소송과 관련된 체포를 ‘임시보석 승인’으로 피했으나 이날 법원으로부터 제동이 걸렸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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