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일 정상회담서 2등분 언급
시큰둥한 일, 협상 길어질듯
시큰둥한 일, 협상 길어질듯
러-일 관계의 최대 걸림돌인 쿠릴열도 영유권 분쟁의 해법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등분 해법’을 우회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9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러시아가 중국, 노르웨이 등과 국경분쟁을 해결한 경험을 언급하며 러-일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쿠릴열도의 분쟁지역(일본명 북방영토)을 동일한 면적으로 2등분하는 방식을 언급했다고 <아사히신문> 등이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따서 1일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이 2008년 아무르강(중국명 헤이룽장) 다만스키섬(중국명 전바오다오)을 양분해 중-소 국경분쟁을 해결한 사례 및 노르웨이와 대륙붕 경계 획정 때 면적 등분 방식을 활용한 사례를 소개했다. 일본과의 쿠릴열도 분쟁에 대해 구체적 얘기는 하지 않았지만, 비슷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의중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방식을 현재 러시아가 실효지배 중인 쿠릴열도 4개 섬에 적용하면, 4개 섬 중 가장 큰 에토로후섬의 5분의 1과 나머지 3개 섬(하보마이제도, 시코탄섬, 구나시리섬)을 일본이 차지하고, 러시아가 에토로후의 5분의 4를 가지는 방식이 유력하다.
일본 정부는 4개 섬 모두를 반환받아야 한다는 전제 아래 러시아와 외무차관급 반환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공식 방침을 발표한 상태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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