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모독 사형’ 요구…경찰과 충돌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강경 이슬람주의 세력과 세속주의 정부의 충돌로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5일 다카의 상업지구에서 20만명(경찰 추산)의 강경 이슬람주의 지지자들이 ‘신성모독 사형제’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고, 경찰이 실탄을 발사해 최소한 28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쳤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6일 보도했다. 시위대 쪽은 사망자가 훨씬 더 많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사망자 가운데는 적어도 1명 이상의 경찰이 포함돼 있다.
엄격한 이슬람주의 정책을 주장하는 ‘헤파자트에 이슬람’ 지지자들은 이날 3000여대가 넘는 버스와 자동차를 동원해 다카로 시위대를 실어 날랐다. 이어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 “무신론자를 매달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 중심지역을 점거한 채 경찰서와 차량 등에 불을 질렀다. 경찰이 진압에 나서자 수천명이 다카 중심부의 최대 모스크인 모티즈힐로 달아났다. 이 모스크는 시위대가 던진 벽돌과 돌멩이, 경찰이 발사한 최루탄과 총탄이 뒤엉킨 전장으로 변했다.
경찰은 진압 과정에서 고무총탄과 물대포, 최루탄 등을 사용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목격자들은 경찰이 실탄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병원 관계자들도 사망자와 부상자 일부가 머리에 총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헤파자트에 이슬람’은 신성모독 사형제 이외에도 엄격한 남녀 분리 정책, 음란영화 상영금지 등 13개 요구조건을 내걸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에도 다카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며 정부를 압박했다. 하지만 여성 총리인 셰이크 하시나는 “이슬람 강경주의자들에게 굴복하지 않겠다”며 이들의 요구를 거부했다.
인구 90%가 무슬림인 방글라데시에서는 지난 2010년 ‘반인륜 독립전쟁 범죄 특별법정’이 시작되자 정부와 이슬람주의 세력 사이의 갈등이 고조돼 왔다. 방글라데시 이슬람주의 세력은 1971년 독립전쟁 당시 파키스탄에 부역해 동족들을 학살·성폭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특별법정에서 이슬람 지도자 3명이 사형과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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