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드 대통령 위해서 싸워” 밝혀
정부군 지원·무력개입 의혹 사실로
정부군 지원·무력개입 의혹 사실로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 정치세력인 헤즈볼라가 25일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승리를 위해 시리아에서 싸우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헤즈볼라는 시아파 분파인 알라위파 정부군과 수니파 반군이 싸우고 있는 시리아 내전에서 정부군을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아왔으나, 무력 개입 사실을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25일 텔레비전 연설에서 “헤즈볼라가 아사드 대통령을 구하려고 시리아에서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레바논을 지키고 이스라엘과 싸우려고 만들어진 헤즈볼라가 외국(시리아)에 군대를 파견해 ‘완전히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자평했다. 1983년 결성된 이래 헤즈볼라의 목표는 ‘이스라엘에 대한 저항’이었으나, 30년 만에 공식적으로 활동 영역을 넓힌 셈이라고 영국 방송 <비비시>(BBC)가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헤즈볼라가 가장 직접적인 방식으로 시리아 내전 개입 사실을 밝힌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리아는 ‘시아파 맹주’인 이란에서 들어오는 무기를 헤즈볼라로 전달하는 통로 구실을 해왔다. 헤즈볼라로선 시리아에 수니파 정권이 들어서는 것을 묵과할 수 없는 처지다. 이와 관련해 지난주 시리아 쿠사이르 교전에서 헤즈볼라 조직원 수십명이 숨져, 개입 사실을 더는 숨길 수 없는 상황이 작용했으리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헤즈볼라가 시리아 개입 사실을 인정해도 미국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나스랄라의 정세 판단과 자신감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미국은 시리아 반군 쪽에 (알카에다와 연계한) 지하드 세력이 유입된 사정 등을 고려해 직접적인 무력 개입보다는 정치적 해결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시아파와 가까운 이란 <프레스 텔레비전>의 알리 리즈크는 “헤즈볼라 지도자들은 미국과 러시아가 아사드 정권의 정치적 역할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쪽으로 접점을 찾고 있다고 여긴다”고 말했다. 헤즈볼라의 시리아 내전 개입 공표가, 다음달 미국과 러시아의 주도로 열릴 예정인 시리아 평화회담에서 아사드 정권의 협상력을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헤즈볼라의 시리아 사태 개입으로, 레바논은 종파 분쟁의 화염에 휩싸일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당장 26일 헤즈볼라가 장악하고 있는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에 로켓 두발이 떨어졌다. 공격의 주체가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최소한 3명이 숨졌다고 <비비시> 방송이 전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일베, ‘5·18 왜곡 신고센터’에서까지 ‘막말 일탈’
■ MB, ‘노무현 4주기’에 1박2일 골프…논란 확산
■ 여자들이 남친에게 가장 짜증날 때 1위는?
■ 이천수 1464일 만에 골 넣자마자…
■ “안철수쪽 10월 재보선 독자출마…” 민주당 지역인사들 술렁
■ 일베, ‘5·18 왜곡 신고센터’에서까지 ‘막말 일탈’
■ MB, ‘노무현 4주기’에 1박2일 골프…논란 확산
■ 여자들이 남친에게 가장 짜증날 때 1위는?
■ 이천수 1464일 만에 골 넣자마자…
■ “안철수쪽 10월 재보선 독자출마…” 민주당 지역인사들 술렁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