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양국 주요 언론 평가
7~8일 열린 미-중 정상회담의 성과에 대한 양국 언론의 평가가 미묘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주로 미국의 안보·기업 기밀에 대한 중국의 사이버 해킹 문제를 가장 크게 부각시켰다. 반면 중국 관영 언론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기한 ‘신형 대국관계’에 초점을 맞췄다. <뉴욕 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는 “사이버 해킹 문제가 이번 회의를 지배했다”고 지적했다. <신화통신>과 <인민일보>는 이번 회담에서 시 주석이 ‘신형 대국관계’의 기초를 놨다고 평가했다. 이는 미국 백악관과 일반 여론이 사이버 해킹 이슈를 심각한 국가이익 침해로 간주하고 있는 반면에, 중국에선 시 주석이 회담 전부터 미국과 동등한 관계 구축을 화두로 내걸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회담의 실질적 성과를 평가하는 데서도 차이점이 드러난다. 미-중 간 새로운 관계를 설정하는 문제와 관련해 중국 언론들은 상당한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했다. <인민일보> 해외판은 “중-미가 태평양을 넘어선 협조 관계를 시작했다. 중-미 관계가 서로 포용하고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차이나 데일리>는 “두 정상이 회담을 통해 새 시대를 열 준비를 하는 등 양국 관계 발전에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국 언론들은 이번 회담의 독특한 방식을 소개하며 두 정상이 서로를 아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하는 데 그쳤다. 두 나라의 새로운 관계 설정의 기초를 놨다는 평가를 내리는 미국 언론은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양국간 불신을 부각시키는 보도가 많았다. <뉴욕 타임스>는 “두 정상이 기존 강국과 신흥 강국간 대결의 함정을 피하고자 하는 결의를 보였다”면서도 “그러나 두 나라에서 작동하는 힘이 두 정상을 이런 함정으로 밀어넣을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 신문은 사이버 해킹 문제와 관련해 “두 나라 사이에 신뢰는 없다”며 “이런 것이 제로섬 방식의 냉전시대 사고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양국 관계와 관련해 “미국 전문가들은 (중국 쪽에 견줘) 회의적”이라며 “이들은 관계를 재조정하려는 시도는 환영하나 그 결과가 분명해질지에 대해선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남·동중국해 영토분쟁과 관련해선 두 나라 언론이 비슷한 보도 행태를 보였다. 두 나라 언론은 시 주석이 남·동중국해 주권 수호를 강조한 반면, 오바마는 중국에 주변국을 자극하지 말라고 요청해 맞섰다고 전했다.
워싱턴·베이징/박현 성연철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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