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이후 수백개 표적”
중 언론, 미 ‘이중잣대’ 비판
해킹 공세 약화시킬 명분 얻어
스노든 “홍콩서 송환 맞설 것”
중 언론, 미 ‘이중잣대’ 비판
해킹 공세 약화시킬 명분 얻어
스노든 “홍콩서 송환 맞설 것”
미국이 전세계에서 개인들의 정보를 감시·수집해 왔다고 폭로한 중앙정보국(CIA) 전 직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은 미국 정보기관이 수년간 중국을 겨냥한 해킹을 해왔다고 추가로 폭로했다. 미-중 간의 해킹 논란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스노든은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와 인터뷰에서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2009년 이후 전세계 6만1000개 이상의 표적에 대한 해킹을 했으며, 여기에는 중국과 홍콩에 있는 수백개의 표적도 포함돼 있다”고 폭로했다. 그는 “우리는 기본적으로 거대한 인터넷 라우터 같은 네트워크 기간망을 해킹한다”며 “이는 개별 컴퓨터들을 해킹할 필요 없이, 컴퓨터 수십만대의 통신 내용에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의 경우 대학·공무원·학생 등이 표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스노든이 관련 문서를 보여줬으나,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고 보도했다. 이 문서에는 미국이 중국의 군사시설에 대한 해킹을 했다는 내용은 없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스노든의 이번 추가 폭로는 미국 내 ‘빅 브러더’ 논란을 넘어, 미-중 간의 ‘해킹 전쟁’을 새 국면으로 접어들게 할 잠재적 폭발력을 갖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해킹에 대해 “미국 재산에 대한 절도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하는 등 중국에 대한 공세를 높여왔다. 그러나 이번 폭로를 계기로 중국으로서는 미국의 공세를 누그러뜨릴 수 있는 중요한 명분을 얻게 됐다.
중국 언론들은 벌써 미국의 ‘이중 잣대’에 대한 비판에 나섰다. 관영 <환구시보>는 13일 사설에서 “스노든의 폭로로 미국의 (중국에 대한) 공격은 자신의 행동을 가리기 위한 것이었음이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중국은 미국의 내정에 관해 도덕적인 간섭을 거의 하지 않았지만 미국은 인권과 자유라는 비수를 들이대며 중국을 끊임없이 도덕적으로 공격했다”며 “이번 사태를 통해 미국의 허실을 제대로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노든이 홍콩에 머물고 있는 점도 미-중 간에 민감한 쟁점이 될 전망이다. 스노든은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내 운명을 홍콩 법원과 시민이 결정해달라는 것이다”라며 “홍콩에서 미국의 송환 요청에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스노든이 홍콩에 정치적 망명을 요청할 경우 홍콩 당국이 스노든의 신병을 확보하게 되는데, 스노든이 갖고 있는 민감한 정보들이 중국 쪽에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스노든은 세계를 무대로 한 미국 정보기관들의 작전에 대해 전자적으로 접근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스노든의 신병 인도나 민감한 정보 취득과 관련해 중국이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홍콩과학기술대학의 중국 전문가인 데이비드 즈웨이그는 <뉴욕 타임스>에 “중국이 스노든과 관련해 눈에 띄는 역할을 하기를 꺼릴 것”이라며 “스노든이 어떤 정보를 갖고 있든지 지난주 미-중 정상회담에서 만들어진 우호적 관계를 위험에 처하게 하는 것을 정당화할 만큼 가치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 화춘잉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스노든의 신병 처리와 관련한 질문에 “제공할 소식이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한편, 키스 알렉산더 미국 국가안보국 국장은 12일(현지시각) 의회 청문회에 나와 “이 또한 기밀이지만, 감시 프로그램이 미국 본토나 국외에서 수십건의 잠재적인 테러 공격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워싱턴 베이징/박현 성연철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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