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대통령 “망명오라 권유”
AP는 “목적지 두고 혼선 계속”
AP는 “목적지 두고 혼선 계속”
미국 정보기구의 전방위 불법 감시 행태를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사진)이 최종 망명지로 베네수엘라를 선택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9일 보도했다. 그러나 <에이피>(AP) 통신은 ‘(스노든이) 베네수엘라 정부의 제안에 동의했다’는 알렉세이 푸시코프 국가두마(하원) 국제문제위원장의 트위터 글이 몇분 후에 사라졌다며 “스노든의 망명지를 두고 혼선이 벌어지고 있다”고 이날 전했다. 앞서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8일 스노든의 망명신청서 접수 사실을 공개하며 “우리는 이 젊은 친구에게 ‘당신은 제국에 의해 핍박을 당하고 있으니 이곳으로 오라’고 권유했다”고 밝혔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달 6일 스노든이 홍콩에 머물 때 이뤄진 인터뷰의 비공개 부분을 발췌해 그가 안락한 삶을 버리고 내부고발자의 가시밭길을 택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스노든은 “나는 내가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 내가 대화한 모든 사람, 독창성·사랑·우정 같은 모든 감정 표현이 기록되는 나라에서 살고 싶지 않다. 그건 내가 기꺼이 지지하고, 만들어 나가고, 그 아래서 살고 싶은 그런 나라가 아니다”라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미국은 근본적으로는 좋은 나라이고 우리는 옳은 것을 하기를 원하는 좋은 덕성을 지닌 좋은 국민들을 갖고 있다”며 “현존하는 권력기구는 공공의 자유를 희생해가며 권한 영역을 확장하려는 목적에 복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스노든은 “정부의 월권”을 바로잡을 정치 지도자를 기다렸지만, 정부가 바뀌어도 상황이 악화될 뿐이고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고 한탄했다.
스노든은 지난달 말 홍콩을 떠난 이래 러시아 모스크바 공항의 좁은 환승구역에 여전히 고립돼 있다. 반미 성향이 짙은 남미 국가들은 최근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의 전용기가 스노든 탑승 의혹만으로 유럽 영공을 통과하지 못하고 오스트리아 공항에서 하룻밤 억류된 사건을 계기로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며 스노든의 망명 허용에 훨씬 더 적극적으로 돌아섰다. 베네수엘라와 함께 니카라과도 스노든의 망명 신청을 접수하고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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