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전략경제대화’ 종료
정상회담 뒤 실무회담 성격
‘한반도 비핵화’만 재확인
스노든·해킹 문제는 대립
정상회담 뒤 실무회담 성격
‘한반도 비핵화’만 재확인
스노든·해킹 문제는 대립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하고 양국간 투자협정(BIT) 체결을 위한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사이버 해킹과 에드워드 스노든 신병 인도, 인권 등의 이슈에서는 첨예한 갈등을 드러냈다.
10~11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열린 제5차 미-중 전략경제대화는 미국 쪽에선 제이컵 루 재무장관과 윌리엄 번스 국무부 부장관, 중국 쪽에선 왕양 부총리와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논의 결과를 각자 설명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별도의 공동성명은 발표되지 않았다.
관심을 모은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선 두 나라가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했으나, 6자회담의 재개와 관련해선 뚜렷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번스 부장관은 “우리는 비핵화의 목표에 대한 강한 약속과 이런 목표를 위해 북한이 의미있는 조처를 취할 필요성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반면에 양제츠 국무위원은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전념하고, 한반도의 평화·안정을 지지하며, 6자회담의 조기 재개에 필요한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북한과 대화 재개를 위해서 내걸고 있는 전제 조건에 대해 중국이 어떤 태도를 취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번스 부장관은 별도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관련한 질문에 “북한 이슈는 이번 회담에서 우선순위가 매우 높았다. 검증 가능한 비핵화와 북한의 진정성을 보여줄 의미있는 조처에 대해 두 나라가 강하게 재확인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미국 쪽에선 이번 회담의 최대 성과로 투자협정 협상을 재개하기로 한 사실을 꼽고 있다. 두 나라는 2008년에 투자협정 협상을 시작했으나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미국 쪽은 현재 중국 쪽이 개방하고 있지 않은 금융·운송·정보통신·에너지 등 분야에서 투자가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루 재무장관은 이를 “중대한 돌파구”라고 표현했다.
이번 회담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관계 설정에 합의한 이후 구체적인 현안들에 대한 실무회담 성격이 짙었다. 두 나라 고위 관리들은 이번 회담이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 스노든의 처리 문제 등을 놓고 날카롭게 대립했다. 번스 부장관은 “중국과 홍콩 당국이 스노든을 처리한 방식에 매우 실망스럽다”며 “신뢰를 쌓으려는 우리의 노력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양제츠 위원은 “중국 정부는 홍콩특별자치정부의 법에 따른 처리를 존중한다. 홍콩은 법에 따라 스노든을 처리했고 비난받을 일이 하나도 없다”고 맞받았다.
또 미국은 국가안보를 위한 첩보전과 사이버 해킹을 구분하며 중국 쪽에 기업 기밀과 지적재산권에 대한 사이버 해킹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중국도 해킹 공격의 피해자”라고 거듭 강조하며, 유엔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이 티베트와 위구르 지역을 구체적으로 거명하며 중국 내 인권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자, 중국 쪽은 “미국은 자체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를 희망한다”고 일침을 놨다.
워싱턴·베이징/박현 성연철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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