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서 귀환하다 발각 당해
선장 자살시도 등 격렬 저항
선장 자살시도 등 격렬 저항
북한 선박이 쿠바를 출발해 귀환중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미사일 부품으로 보이는 미신고 화물을 실은 사실이 발각되자 선장이 자살을 기도하는 등 격렬한 저항을 했다고 15일(현지시각) 프랑스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는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남북 실무회담이 잇따라 열리는 가운데 유엔의 무기 금수 제재 조처를 위반한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리카르도 마르티넬리 대통령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북한) 선박이 파나마 운하에 접근했을 때 마약 선적을 의심해 수색이 시작됐지만 훨씬 더 큰 우려를 부르는 화물이 발견됐다”며 “경찰이 배에 타자 35명가량의 선원들이 폭동을 일으켰고, 미사일 부품으로 추정되는 물건이 발견되자 선장은 자살을 기도했다”고 밝혔다. 문제의 화물은 설탕 밑에 숨겨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마르티넬리 대통령은 “미신고 전쟁무기를 싣고 파나마 운하를 지날 수 없다는 점을 세계는 주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마르티넬리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서도 북한 선박을 나포한 사실을 관련 사진과 함께 공개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2일(현지시각) 오후 일어났으며, 선장과 선원들은 현재 구금돼 있다. 나포된 선박 이름은 평안도를 가로질러 흐르는 강 이름을 딴 ‘청천강’호이다. 루이스 에두아르도 카마초 파나마 대통령 대변인은 “한눈에 봐도 화물이 미사일을 포함한 것으로 보이지만 전문가들이 배를 살펴보는 데 일주일 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 <에이피>(AP) 통신은 이 선박이 미사일 말고도 비재래식 무기를 싣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현재 유엔 제재는 소총류 등을 뺀 어떤 무기도 북한으로 이송하거나 북한에서 실어낼 수 없도록 금지하고 있다. 북한은 2009년 7월에도 미얀마행 선박이 무기를 선적했다는 의심을 사서 미국 해군의 추적을 받은 끝에 도로 귀항한 전적이 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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