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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종신형’ 좌절되자…미 사형수, 집행 사흘 앞 자살

등록 2013-08-05 17:34수정 2013-08-06 08:27

빌리 슬레이글(44)
빌리 슬레이글(44)
87년 선고…지난달 감형요청 기각
검찰 “현행법선 사형선고 면했을것”
미국에서 사형 집행을 사흘 앞둔 사형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사형수는 1987년 사형 선고 이후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감형되길 바라며 26년을 버텨왔다. 그러나 사형 집행용 주사 주입이 예고된 마지막 사흘을 견디지 못했다.

<에이피>(AP) 통신은 4일 새벽 5시(현지시각)께 미국 오하이오주 칠리코시 교도소 독방에서 사형수 빌리 슬레이글(44·사진)이 목을 맨 채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교도소 대변인은 “다른 수감자들이 연루된 흔적은 없으며, 자살로 보인다”고 밝혔다.

유서 등 자살 원인을 밝힐 수 있는 증거는 아직 없다. 다만 이전 보도를 토대로 그의 절망을 추정해 볼 수는 있다. <에이피>의 7월16일 보도를 보면, 오하이오주 가석방위원회는 이날 슬레이글의 ‘가석방 없는 종신형’ 감형 요청을 찬성 4 대 반대 6으로 기각했다. 이례적으로 검찰까지 나서 감형을 호소했지만, ‘사형 선고’를 뒤집지 못했다.

슬레이글은 2011년 탄원서에서 “나는 타고난 나쁜 사람도, 악마도 아니다. 끔찍한 실수를 저지른 뒤 그날 밤을 모두 되돌리고 싶어하는 누군가일 뿐이다”라고 읍소했다. 1987년 ‘그날 밤’ 슬레이글은 이웃집에 들어가 한 여성을 가위로 17차례 찔러 죽였다. 이 여성은 당시 두 아이를 돌보고 있었다. 가석방위원회는 지난달 이 살인을 “정당한 이유도 자비도 없는, 완전히 무분별한 짓”으로 규정하며 처벌 경감은 안 된다고 거듭 확인했다.

변호인단 쪽에선 사건 당시 슬레이글이 ‘사형 최소 연령’인 18살이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자비와 관용을 호소했다. “슬레이글은 어머니 자궁에서부터 범죄 당시까지 알코올에 노출돼 있었다”며, 그가 알코올·약물 남용으로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점도 강조했다. 특히 검찰은 “현행법으로는 사형 가능성이 없다”며 가석방 위원들을 설득했다. 오하이오주는 1996년 배심원들이 사형과 ‘가석방 없는 종신형’ 중 한가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다. 평결 당시엔 슬레이글을 사회에서 영구적으로 격리할 방법이 사형뿐이었으나, 지금은 대안이 있다는 지적이다.

변호인단 가운데 한명인 비키 베르네케는 “슬레이글이 자살할 조짐은 전혀 없었다”며 충격을 표했다. 그는 “5일 구두 변론이 예정돼 있었고, 사형 집행이 중단될 거라는 희망도 있었다”며 망연자실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사진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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