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부단체, 동영상 공개하며 주장
“부상자들 사린가스 노출 증세 보여”
정부쪽선 전면 부인 “반군이 공격
“부상자들 사린가스 노출 증세 보여”
정부쪽선 전면 부인 “반군이 공격
시리아에서 화학무기 사용으로 인해 1300여명이 숨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실이라면, 지금까지 시리아에서 제기된 화학무기 사용 의혹 가운데 최악의 학살이다.
시리아 반군 단체인 시리아혁명총위원회(SRGC)는 21일 오전 3시께 다마스쿠스 인근 구타의 교외 지역에 정부군의 생화학 로켓이 떨어져 1300여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반정부 단체들은 유튜브에 부상자들이 임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동영상도 공개했다. 동영상을 보면, 어린이를 포함한 많은 환자들이 침을 흘리며 경련을 일으키고, 몸이 굳은 채로 호흡곤란 증세를 겪고 있다. 일렬로 누워 있는 여러구의 주검들도 촬영됐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영상의 진위를 충분히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다른 경로로 동영상의 출처가 믿을 만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전문가의 말을 따 “연출이 매우 어려운 화면”이라고 설명했다. 현지 병원 의사 할리드 마흐무드도 터키 <아나돌루> 통신 인터뷰에서 “부상자들이 사린 가스에 노출된 증세를 보이고 있어 사망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증언했다.
하지만 이번 공격이 일어난 시점 탓에 정부군이 아닌 반군의 공격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18일 유엔 화학무기 조사팀이 시리아에 도착해 조사를 벌이고 있고, 정부군이 다마스쿠스 지역에서 선전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정부군이 굳이 화학무기를 사용할 이유를 가늠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 탓에 관영 통신 <사나>는 “반정부 단체가 유엔 조사관들을 교란하려고 벌인 일”이라며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반정부 단체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반면에 아랍연맹과 영국 등 국제사회는 유엔 화학무기 조사단의 즉각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유럽연합(EU)은 시리아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면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면서 즉각적인 규명을 촉구했다. 특히 영국 윌리엄 헤이그 외무장관은 “조사관들에게 구타 지역에 대한 즉각적인 접근을 허용하라”고 시리아 정부에 요구했다. 아랍연맹도 성명을 내어 유엔 조사단의 조사를 촉구했다. 유엔 조사단이 구타 지역까지 조사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조사단은 지난 3월 26명이 숨진 북부 칸알아살을 포함해 다른 세 곳에서 조사를 벌일 예정이었다. 다만 오케 셀스트룀 조사단장은 “구타 지역도 조사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화학무기 전문가인 영국의 브레턴고든은 “조사단들이 2~3일 또는 일주일 안에 현장에 도착해야 할 것”이라며 화학무기 사용을 입증하려면 빨리 조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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