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토의 정밀타격 목표는
시리아에 대한 미국 등 일부 서방 국가의 공습 준비는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을 빌미로 촉발됐지만, 정작 화학무기 시설은 공격 대상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시리아의 화학무기 시설 대부분이 인구 밀집 지역에 있어 폭격을 하면 대규모 인명 피해와 환경 재앙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신 화학무기 공격을 지휘·통제·실행할 수 있는 정부와 군의 주요 시설이 주요 공격 목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은 27일 미국 정부가 ‘금지선’(레드라인)을 넘은 시리아 정권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능력을 떨어뜨리는 수준의 ‘징벌적·제한적 공격’을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50∼100곳 안팎의 정부·군 시설이 ‘공격 목표물’ 목록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 다마스쿠스에 있는 국방부와 공군정보분석국, 정치안보국, 내무부의 건물과 화학무기 사용을 주도한 것으로 지목된 제4여단, 공화국수비대 등이 1차 목표물로 지목된다. 화학무기 운반과 관련된 공군기지, 탄도미사일 부대, 포병대도 공격 대상이다. 미국 전략정보분석지 <스트랫포>를 보면, 시리아의 공군기지 중 적어도 13곳은 화학무기 공격 능력을 갖추고 있다. 미군은 이들 기지의 연료·탄약 창고와 관제탑 등을 파괴할 계획이다. 또 대형 탄도미사일이 집중 배치된 쿠타이파의 155·156여단 등도 공격을 피하기 힘들 전망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영국·프랑스 정부가 이번 주말 48시간 동안 크루즈 미사일로 시리아를 공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군은 지중해에 파견돼 있는 4대의 구축함에서 크루즈 미사일인 토마호크와 저공·정밀 무기를 시리아로 발사할 계획이다.
군사전문가들은 4대의 구축함이 약 180기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탑재한 것으로 평가한다. 인근 해역에 배치된 해군 잠수함에 탑재된 토마호크까지 가세하면 그 숫자는 334기로 늘어날 수 있다고 <스트랫포>는 분석했다. 이밖에 미 공군의 F-15·F-16 전투기, B-2 스텔스기와 미 해군의 F-18을 이용한 폭격도 예상된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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