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목사 연설 50돌 맞아
최저임금 두배 인상 요구
최저임금 두배 인상 요구
마틴 루서 킹 목사의 ‘내겐 꿈이 있습니다’ 연설 50돌이던 29일(현지시각), 미국 60여개 도시에서 패스트푸드 노동자 수천명이 시간당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하루 파업’을 했다.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 등 현지 언론은 뉴욕과 시애틀 등 주요 도시의 맥도날드·버거킹·케이에프씨 등에서 일하는 노동자 수천명이 ‘쥐꼬리 월급날에 저항하는 전국 파업’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노동자들은 현재 시간당 7.25달러(약 8040원)인 최저임금을 두배 넘게 올려주길 원하고 있다. 이들이 요구하는 최저임금은 15달러(약 1만6630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제안한 인상액 9달러(약 9980원)보다도 훨씬 높다. 그러나 미 최대 노조인 국제서비스노동조합(SEIU)의 메리 케이 헨리 회장은 “패스트푸드 산업에 매년 수십억달러를 벌어주는 노동자들에게 시급 15달러는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의원들도 2009년 이후 동결된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민주당 하원의원 키스 엘리슨은 디트로이트의 처치스 치킨 파업 현장을 방문했다. 그는 “의회 환경이 임금인상에 유리하지는 않지만, 싸울 필요가 있다”며 의회로 돌아가 노동자들의 요구를 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매년 로비에 거액을 쏟아붓는 전미레스토랑연합이 임금 인상에 반대하고 있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전미레스토랑연합은 현재 임금이 적절하다고 강조한다. 패스트푸드 노동자 대부분은 어리고 경력이 짧은 청소년 시간제 노동자라는 논리다. 이들은 또 임금을 인상하면 일자리 축소와 음식값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헨리 회장은 페스트푸드 노동자 가운데 상당수가 한 가정의 가장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서비스 노동자 중간 임금인 시간당 9.08달러를 받고 병가도 없이 주당 40시간을 일해도 겨우 연방 빈곤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파업에 참가한 왓어버거 직원 어니스트 맥브라이드(58)는 “의회는 우리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는 하루 벌어 하루를 사는 사람들”이라고 절박함을 강조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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