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세계평화 기도의 날’ 선포
화학무기 규탄…군사개입엔 반대
화학무기 규탄…군사개입엔 반대
교황 프란치스코가 1일 주례 알현에서 이례적으로 ‘종교적 주제’를 내려놓았다. 대신 시리아 사태 해결 촉구에 미사 시간을 전부 쓴 뒤, 7일을 ‘시리아와 세계 평화를 위한 단식과 기도의 날’로 선포했다.
교황은 일요일 바티칸의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수만명 앞에서 전례 없이 강한 어조로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을 비판했다. “나는 화학무기 사용을 최대한 규탄한다. 최근 끔찍한 이미지들이 내 마음과 심장을 불태웠다”며, 희생자 사진과 동영상들을 언급했다. 이어 “신의 심판이 있을 것이고, 역사의 심판이 있을 것이다. 숨을 곳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전쟁은 전쟁을 낳고, 폭력은 폭력을 낳는다”며 시리아에 대한 군사개입에는 반대했다. 교황은 “최근 시리아에서 일어나는 일들로 마음에 깊은 상처를 받았고, 극적인 전개에 비통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으나, 미국과 프랑스의 시리아 군사 공격 검토에 대한 지적이라고 <에이피>(AP) 통신이 지적했다.
교황은 시리아 내전의 모든 당사자들에게 대화로 해결책을 찾으라고 다시금 설득했다. “무기를 내리고,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용기를 갖고 타협에 나서라”는 당부다.
시리아와 중동, 세계의 분쟁 지역에 평화를 선물하려는 단식과 기도의 날 미사는 7일 저녁 7시부터 자정까지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다. 교황은 자신이 직접 집전할 이날 미사에 가톨릭 신자 이외에 개신교도, 다른 종교인과 선의를 지닌 무신자들도 초청했다. 교황은 “세계는 평화의 몸짓을 보고, 희망과 평화의 말을 들을 필요가 있다”고 동참을 호소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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