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중앙은행들이 달러에 투자하는 적립금 비중을 줄이는 대신 유로에 투자하는 비중을 늘리고 있어, 급증하는 경상적자를 처리하기 위해 고심하는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를 더욱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4일 보도했다.
영 전문기관 지난해 조사
탈러가치 급락에 냉담
미 경상적자 메꿀 길 막막 중앙은행 관련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영국의 기관인 ‘센트럴 뱅킹 퍼블리케이션스’가 전세계 65개국 중앙은행 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9~12월 조사를 실시해 24일 발표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0%가 지난 2년 동안 유로화 보유 비중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중앙은행들은 전세계 공식 외환보유고 총액의 45%인 1조7천억달러를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약 6500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추산되는 경상적자를 메우기 위해 외부자금 유입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는 미국의 상황을 감안하면, 중앙은행들이 포트폴리오를 약간만 변화시켜도 국제금융시장이 심하게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2003년 말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 중 70%는 달러나 달러표시 자산이었다. 또 미 경상수지 적자의 80%가 이들 각국 중앙은행의 미 국고채 매입으로 메워진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지난해 11월 “외국 정부가 미국 경상적자를 메워줄 것이라는 희망에도 한계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코노미스트>도 지난해 12월 일본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외환보유고를 가진 중국 중앙은행을 비롯해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의 중앙은행들이 미 국채나 달러화 자산에 대한 투자비중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많은 경제학자들이 달러가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센트럴 뱅킹 퍼블리케이션스’의 보고서를 작성한 닉 카버는 <파이낸셜타임스>에 “미국은 이제 달러화에 대한 지지를 당연하게 여길 수 없는 상황”이라며 “중앙은행들의 달러화에 대한 태도가 차가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조사에 응한 중앙은행 관계자의 47%는 앞으로 4년 동안 외환보유고 증가율이 20%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2000~2004년 중반 사이에 외환보유고 증가율이 66%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또 응답자의 90% 이상은 보유외환 관리를 통한 수익창출이 ‘중요’하거나 ‘매우 중요’하다고 응답해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달러화의 매력이 줄고 있음을 드러냈다. 2002년 이래 유로에 대한 달러 가치가 35%나 급락하면서 달러 투자로 얻을 수 있는 이윤이 줄고 심지어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이 올해 미국 경상적자가 6940억달러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각국 중앙은행이 이처럼 달러화 투자 확대를 꺼리고 외환보유고 증가율도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상적자 충당을 위한 미 행정부의 외자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탈러가치 급락에 냉담
미 경상적자 메꿀 길 막막 중앙은행 관련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영국의 기관인 ‘센트럴 뱅킹 퍼블리케이션스’가 전세계 65개국 중앙은행 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9~12월 조사를 실시해 24일 발표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0%가 지난 2년 동안 유로화 보유 비중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중앙은행들은 전세계 공식 외환보유고 총액의 45%인 1조7천억달러를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약 6500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추산되는 경상적자를 메우기 위해 외부자금 유입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는 미국의 상황을 감안하면, 중앙은행들이 포트폴리오를 약간만 변화시켜도 국제금융시장이 심하게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2003년 말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 중 70%는 달러나 달러표시 자산이었다. 또 미 경상수지 적자의 80%가 이들 각국 중앙은행의 미 국고채 매입으로 메워진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지난해 11월 “외국 정부가 미국 경상적자를 메워줄 것이라는 희망에도 한계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코노미스트>도 지난해 12월 일본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외환보유고를 가진 중국 중앙은행을 비롯해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의 중앙은행들이 미 국채나 달러화 자산에 대한 투자비중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많은 경제학자들이 달러가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센트럴 뱅킹 퍼블리케이션스’의 보고서를 작성한 닉 카버는 <파이낸셜타임스>에 “미국은 이제 달러화에 대한 지지를 당연하게 여길 수 없는 상황”이라며 “중앙은행들의 달러화에 대한 태도가 차가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조사에 응한 중앙은행 관계자의 47%는 앞으로 4년 동안 외환보유고 증가율이 20%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2000~2004년 중반 사이에 외환보유고 증가율이 66%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또 응답자의 90% 이상은 보유외환 관리를 통한 수익창출이 ‘중요’하거나 ‘매우 중요’하다고 응답해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달러화의 매력이 줄고 있음을 드러냈다. 2002년 이래 유로에 대한 달러 가치가 35%나 급락하면서 달러 투자로 얻을 수 있는 이윤이 줄고 심지어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이 올해 미국 경상적자가 6940억달러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각국 중앙은행이 이처럼 달러화 투자 확대를 꺼리고 외환보유고 증가율도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상적자 충당을 위한 미 행정부의 외자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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