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영 런던 반관반민 세미나
“6자회담 복귀 의향 확실히 밝혀”
“6자회담 복귀 의향 확실히 밝혀”
북한 고위 당국자들은 1~2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열린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과의 반관반민(1.5트랙) 회의에서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밝힌 것은 물론,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한다는 세간의 인식은 오해라고 말했다고 미국 쪽 참석자가 밝혔다.
리언 시걸 미국 사회과학원 동북아안보협력 프로젝트 국장은 2일 런던 아테내움 호텔에서 세미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의향이 확실하다는 점을 파악했다”며 “대화와 협상으로 해결의 접점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북핵 문제를 푸는 길은 현실적으로 대화밖에 없으며 방법 면에서는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의 핵 포기 전망에 대해서는 2005년의 (9·19 공동성명) 합의 정신을 회복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북한 쪽이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해 달라고 요구한다는 것은 오해라고 밝혔다는 대목이다. 시걸 국장은 이번 만남에서 북한이 핵보유국 인정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는 6자회담이 열리면 북한으로선 성실하게 임할 테니 일단 회담을 열어 협상을 시작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한-미 당국은 6자회담을 재개할 경우 북한의 비핵화를 논의하는 장이 아니라,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천명하며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해달라고 요구하는 무대로 변질될 것이라는 우려 등 탓에 회담 재개 자체를 꺼려왔다. 북한으로선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미 당국은 회담을 재개하려면 사전 조처로서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말뿐만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만큼, 북한으로선 이런 약속 외에 다른 제안도 했을 개연성이 있다.
스티븐 보즈워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이번 만남이 “우호적이고 존중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리용호 외무성 부상 등 북쪽 대표단은 취재진과 접촉을 꺼렸다.
이번 회의는 미국 쪽 인사인 토니 남궁 전 버클리대 동아시아연구소 부소장의 주선으로 마련됐다. 미국 쪽 인사로는 보즈워스 전 특별대표와 함께 조지프 디트라니 국가정보국(DNI) 산하 국가비확산센터 전 소장 등 오바마 1기 행정부 고위 관료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북한 쪽에선 리 부상 외에 최선희 외무성 부국장, 장일훈 유엔대표부 차석대사가 참석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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