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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방글라데시 의류공장 또 불…최소 10명 사망·50명 부상

등록 2013-10-09 20:13수정 2013-10-09 22:06

노동자 3000명 중 연장근무자 피해
소방서 멀고 물 부족해 희생 늘어
중국임금 올라 공장 옮긴 업체 급증
세계2위 섬유산업국 노동환경 열악
“주검들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까맣게 타버렸다.”(방글라데시 가지푸르의 당국자)

열약한 노동 조건과 계속되는 사고로 악명 높은 ‘세계의 의류공장’ 방글라데시에서 또다시 대형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지금까지 의류공장 노동자 10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으나, 주검 수습 작업이 끝나면 희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8일 밤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북쪽에 있는 가지푸르 산업단지의 아스와드 의류공장에서 불이 났다고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현지 소방당국 관계자인 자파르 아흐메드는 “공장 안에서 최소한 10명이 숨졌고, 일부는 탈출 도중에 다쳤다”고 밝혔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부상자가 50여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공장 주변 지역에서 물과 소방장비가 부족해 불길을 잡는 데만 6시간이 넘게 걸렸다. 창고로 옮겨붙은 불은 공장의 불이 꺼진 뒤에도 상당 시간 동안 진화되지 않았다. 특히 날이 어두워 구조 당국이 공장 내부를 수색하지 못하고 있어, 해가 뜨면 사망자가 추가로 확인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조사위원회를 만들어 원인을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현장에 있던 한 남성은 <비비시>에 “섬유 기계의 소음방지기가 폭발하면서 불이 났고, 공장이 불길에 휩싸였다. 화재 직후 많은 사람들이 공장 밖으로 나왔지만 일부는 못 나왔다”고 전했다. 그의 삼촌도 실종자 가운데 한 명이란다.

이 공장 노동자는 약 3000명이다. 화재 당시 대부분은 퇴근한 상태였지만, 초과 근무하던 직원들이 사고를 당했다. 공장 감독인 엠다드 호세인은 방글라데시 일간 <데일리스타>에 “화재 당시 2층에서 170명의 직원들이 작업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방글라데시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섬유 산업 국가다. 이 나라 전체 수출액 중 ‘3분의 2’가 의류 공장에서 나온다. 지난해 200억달러어치의 의류를 수출했다. 중국의 임금이 급격히 높아지자, 공장을 방글라데시로 이전하려는 글로벌 의류업체도 급증하고 있다. 중국 노동자들의 임금이 방글라데시에 비해 4배 이상 높아졌기 때문이다.

방글라데시의 섬유 산업을 떠받치는 건 5000여개 공장에서 일하는 400만명의 저임금 노동자들이다. 이들은 매일 10시간 넘게 일하고도 한달에 한국 돈 7~8만원 이상을 손에 쥐기 힘들다. 노동 환경은 더욱 처참하다. 지난해 11월 다카 외곽 의류공장 화재로 112명이 숨졌고, 올 4월에는 사바르 산업단지의 의류공장 붕괴로 1129명이 목숨을 잃었다.

잇딴 대형 인재는 국제적 논란으로 번지기도 했다.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 의류들이 이들 노동자들을 착취해 만들어지고 있는 현실이 폭로됐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은 이를 계기로 임금 인상과 노동환경 개선 요구하는 파업을 계속 벌였지만, 경찰의 무자비한 곤봉을 피하지 못했다. 의류 노동자들은 지난달 말에도 월 최저임금 3000타카(약 4만1500원)를 8000타카(11만원)로 올려줄 것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다. 분노한 시위대는 차량에 불을 지르고 현지 파출소를 습격하는 등 폭력을 사용해 50여명이 다치기도 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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