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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첩보영화’ 같은 소말리아 해적 두목 체포작전

등록 2013-10-15 20:21수정 2013-10-15 21:14

동원호·사우디 유조선 등 납치
‘해적 다큐 제작’ 벨기에로 유인
8년 활동…최고 30년형 가능
2006년 한국 선박 동원호를 나포해 억류했던 소말리아 해적단의 두목이 첩보영화 같은 검거작전을 통해 체포됐다.

벨기에 검찰은 지난 주말 ‘빅 마우스’란 별명으로 유명한 소말리아 해적 두목 모하메드 압디 하산(사진)을 체포했다고 14일 밝혔다. 하산은 1월 은퇴를 선언했으나, 8년에 걸친 해적질의 대가를 치르게 됐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전한 빅 마우스 검거 작전은 첩보영화를 방불케 한다. 벨기에 검찰은 2009년 자국 선박 폼페이호를 나포한 혐의로 소말리아 해적 두명을 법정에 세웠다. 그 배후인 빅 마우스도 붙잡으려 했으나 국제적인 현상수배는 여의치 않았다. 결국 검찰은 비밀 첩자를 이용한 검거작전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 첩자는 빅 마우스 조직을 도왔던 일명 ‘티시’에게 접근했다. 이어 수개월간 티시와 신뢰관계를 구축했고, 해적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겠다며 빅 마우스를 유혹했다. 빅 마우스의 삶을 그리게 될 영화에 자문으로 참여해 달라는 제안이었다. 벨기에 검찰은 다시 수개월간 빅 마우스를 설득한 끝에, 그가 제 발로 벨기에 땅을 밟도록 하는데 성공했다. 12일 ‘자전적 영화’ 제작의 꿈을 안고 벨기에 공항에 도착한 빅 마우스는 끄나풀 티시와 함께 체포됐다. 그는 납치와 범죄조직 구성 등의 혐의로 최고 30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유엔(UN)은 빅 마우스를 “소말리아 해적 중 가장 악명높고 영향력 있는 지도자 중 하나”로 설명한 바 있다. 그의 해적단은 2006년 4월 동원호와 선원 25명을 납치한 뒤 석달 만에 풀어줬다. 또 2008년에는 원유 200만배럴이 실린 사우디의 초대형 유조선 시리우스스타오일을 납치해 유명세를 탔다. 이 때 벌어들인 돈은 200만~300만달러로 추정된다. 빅 마우스는 지난 1월 은퇴를 선언했는데, 이 조건으로 소말리아 정부로부터 면책특권과 외교관 여권을 지급받아 논란이 됐다.

<알자지라>는 2011년 소말리아 해적이 아덴만 등에서 벌어들인 순수익이 1억6000만달러라고 전했다. 세계 경제가 몸값과 경호비 등 ‘해적 비용’으로 치르는 금액이 매년 70억달러에 이른다는 보고도 있다. 그러나 지난해 부터 해적들의 공격은 급격히 줄었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경호 인력을 배치하는 선박들이 늘었고, 해상 경비정과 선박들의 공조체제가 확립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소말리아 해적들은 이런 추세에 맞춰 육지로 진출하고 있다. 외국인 여행자나 구호단체 직원들을 인질로 잡고 몸값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현재 77명이 소말리아 해적에 억류돼 있다고 전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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