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30억달러 외화수입 늘리려
관광산업 민간개방 파격 시도
미성년 성매매 등 그늘도 깊어
캐나다 관광객 연루 드러나
“정부 알면서도 애써 눈감아”
관광산업 민간개방 파격 시도
미성년 성매매 등 그늘도 깊어
캐나다 관광객 연루 드러나
“정부 알면서도 애써 눈감아”
1959년 ‘쿠바 혁명’이 성공한 지 54년이 흘렀다. 1953년 7월26일, 청년 피델 카스트로가 바티스타 정권에 맞서 첫 무장봉기를 시도했던 ‘몬카다병영 습격’을 기점으로 하면 올해는 ‘쿠바 혁명 개시’ 60주년이다.
이제, 쿠바 경제는 ‘현대화’라는 이름으로 혁명의 결과물을 개혁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라울 카스트로 정권은 외화벌이의 큰 기둥인 관광산업을 육성하려고 최근 ‘민간 개방’이라는 파격적인 정책을 발표했다. 반면 정부의 외면 속에 미성년자 성매매 같은 관광산업의 그늘도 짙어지고 있다.
마리아 에스테르 레우스 쿠바 법무장관은 15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지난해 성범죄를 저지른 224명을 체포했고 미성년자와 성행위를 한 7명의 외국인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미국 <마이애미헤럴드>는 16일 “쿠바는 인신매매와 성범죄에 강력한 사법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레우스 장관의 발언도 전했다.
그러나 쿠바 반체제 인사들이 전하는 현실은 레우스 장관의 발표와 간극이 크다. 아바나에서 여러 성매매 사건을 맡아온 변호사 라리차 디베르센테는 “문제(미성년자 성매매)는 실제하지만, 정부가 애써 눈을 감고 있다 ”고 말했다.
캐나다 일간 <토론토스타>와 미국 마이애미의 스페인어 신문 <누에보헤랄드>는 지난 3월 쿠바의 미성년자 성매매와 관련된 충격적인 공동 취재 기사를 게재했다. 쿠바 관광업의 최대 고객인 캐나다 관광객 상당수가 쿠바에서 소년·소녀와의 성매매에 연루된 실태가 드러났다. ‘추한 캐나다인’(Ugly Canadian)이란 제목으로 기사를 작성한 기자들은 16일 아동 성착취 반대단체인 엑팟(ECPAT)의 캐나다 지부가 주는 언론상을 수상했다.
쿠바는 법적으로 성매매를 허용한다. 성매매 알선과 16살 이하 성매매는 금지돼 있지만, 강력한 단속은 이뤄지지 않는다. 반체제 인사들은 관광산업이 쿠바의 외화벌이를 떠받치는 두 기둥 중 하나이기 때문에 정부가 실태를 알고도 적극 나서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쿠바 경제의 일등공신은 미국 등에 거주하는 국외 쿠바인들의 송금이다. 송금경제 규모가 51억달러이고, 관광수익은 30억달러로 그 뒤를 잇는다.
쿠바는 2012년 각 산업 부문을 민간에 개방하면서도 관광산업 만큼은 정부 독점체제를 유지했다. 2012년 9월 현재 인구 1116만명인 나라에서 합법적인 자영업자는 43만6000명에 불과하다. 경제에서 민간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2% 수준이다.
그러나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은 지난 9일 민간 개방 항목에 관광 산업을 추가했다. 2012년 280만명이었던 관광객 수를 2013년 300만명으로 늘리기 위한 포석이다. 관광산업을 성장시킴으로써 일자리 100만개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국영 여행업체는 민간이 운영하는 5000개의 숙박시설과 1700개의 식당, 가이드·운송·레저 업체 등과 계약을 할 수 있게 됐다. 폴 웹스터 해어 전 쿠바 주재 영국대사는 <로이터> 통신에“쿠바 관광은 정부가 모든 것을 제공한다는 프레임에 갇혀 정체돼 왔다”며 “작고 창의적인 민간 서비스가 관광객들에게 더 매력적인 관광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바나에서 민간 숙박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타니아 로드리게즈도 “쿠바가 관광객들에게 매력을 유지하려면 우리(민간사업자)가 필수”라고 환영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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