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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그리스 집시촌서 찾은 파란눈의 금발 소녀
‘혹여 내딸일까’ 전세계서 전화·메일 1만통

등록 2013-10-21 20:18수정 2013-10-21 20:51

집시 부모·형제와 생김새 딴판
경찰 “구걸·성범죄 이용 의심”
사진 공개뒤 실종가족 관심 집중
“우리 아이도…” 희망·기대감
지난주 그리스의 집시 집단거주지역에서 발견된 금발 소녀가 지구촌 실종 어린이 가족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그리스의 한 자선단체가 소녀의 사진을 공개하자 세계 각국에서 전화와 전자우편이 폭주하고 있다. 소녀와 무관한 실종자 가족들도 ‘내 아이도 찾을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지난 16일 그리스 경찰이 마약과 무기를 단속하려고 중부 파르살라의 집시촌을 급습했다. 그 중 한 가정에서 13명의 형제들과 생김새가 딴판인 금발의 소녀를 발견했다. 40살 엄마, 39살 아빠의 유전자를 검사해보니 이들은 소녀의 생물학적 부모가 아니었다. 소녀를 기르게 된 과정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소녀의 이름은 마리아. 4살가량으로 추정될뿐이다. 샛노란 금발, 녹색 눈동자, 창백하게 흰 피부…. 자선단체 ‘어린이의 미소’가 소녀의 사진을 공개하자, 미국·캐나다·오스트레일리아·남아프리카공화국·영국 등지에서 1만여통의 전화와 전자우편이 쏟아졌다. 소녀의 외모가 북유럽계를 연상시키는 탓인지 스칸디나비아 국가 언론의 관심이 각별하다. 재단 쪽은 “실종 어린이 가족들한테서 연락이 많았는데, 마리아와 유사성이 있는 아이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재단 쪽에서 ‘중요한 단서’로 추정하고 있는 제보는 적어도 10건에 이른다고 영국 <가디언>이 전했다.

파르살라 집시촌 쪽은 “마리아의 양부모가 소녀를 생물학적 부모보다 더 잘 보살폈고, 마리아도 부모를 사랑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경찰은 마리아가 구걸과 성범죄에 이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 국가들에서는 많은 어린이 실종 사건의 배후에 집시 범죄가 있다고 여기는 시각이 있다. 2007년 포르투갈에서 3살 딸을 잃어버린 한 부모는 “언젠가 딸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줬다”고 마리아의 소식을 반겼다. 1991년 그리스 휴양지 코스섬에서 실종된 당시 생후 21개월이던 벤 네드햄의 가족은 재수사 기대로 들떠있다. 벤의 어머니 케리 네드햄은 “우리는 벤이 집시한테 납치됐다고 여기고 지금껏 조사해왔다. 이번 사건이 재수사에 도움을 주리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리아의 양부모는 21일 미성년자 유괴와 공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법정에 섰다. 양어머니는 10개월 동안 자녀 6명을 낳았다고 주장하고 있어, 다른 자녀의 유괴 여부에 대한 추가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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