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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인구 5.3%가 중독…마약에 병드는 아프간

등록 2013-11-04 20:04수정 2013-11-04 21:12

일부 농촌선 주민 30% 환자
전세계 아편 생산 90% 차지
아프가니스탄 서부, 이란과 접경지대인 헤라트. 거리 곳곳에서 해골처럼 깡마르고 눈의 초점을 잃은 마약 중독자들을 발견할 수 있다. 중독자인 하이다르는(30)는 “이렇게 사느니 죽는 게 낫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고 말한다. 그의 아내와 어린 아이들도 모두 마약 중독자의 몰골이다. 이곳에선 마약 중독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번지고 있다.

오랜 전쟁과 부패에 찌든 아프간에서 마약 중독자가 전체 인구의 5.3%(160만명)까지 치솟았다고 <뉴욕타임스>가 미국 국무부 등의 통계 수치를 따서 3일 보도했다. 도시에서는 10가구중 1가구에 최소 1명의 중독자가 있지만, 곳곳에서 아편이 재배되는 농촌으로 가면 사태가 더욱 심각하다. 일부 지역에서 주민들의 머리카락과 소변 등을 검사해보니, 주민의 30%가 마약에 중독된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 아편 생산의 약 90%를 차지하는 아프간이 세계 최대의 마약 중독자 국가로 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정보기관 직원 65명이 아편 중독으로 확인돼 해고됐다.

1979년 소련 침공, 2001년 미국 침공을 비롯해 수십년 동안 외침과 내란에 시달려온 아프간에서 아편 재배는 주민들의 주요 생계 수단이다. 아편 재배와 헤로인 생산에서 나오는 막대한 자금은 탈레반 등 무장세력들의 주요 자금줄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시작한 2001년 이후 아프간의 아편 재배를 근절하고 농민들이 대체 작물을 재배하게 하는 보조금 등으로 60억달러 넘게 투입했다. 하지만, 이런 시도에도 최근 2년 동안 아프간에서 아편 재배는 2008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국제적으로 아편 수요가 증가하고 아편 가격도 상승한 탓이다. 아프간 보건부의 아흐마드 파와드 오스마니 국장은 “(마약 중독이) 쓰나미처럼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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