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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가라테 연수 여행’ 간다던 내 아이가 ‘아동 포르노’에 나오다니…

등록 2013-11-15 16:39수정 2013-11-15 18:32

[지구촌 화제]

캐나다 경찰, 역대 최대 ‘아동 포르노’ 수사 결과 발표
3년간 348명 검거…유아에서 청소년까지 386명 구조
“가라테 연수 여행을 데려간대서 보냈는데, ‘아동 포르노’ 비디오를 촬영 당했을 줄이야….”

루마니아 학부모들은 캐나다 경찰의 아동포르노 수사 내용을 접하고 심장이 내려앉았다. ‘가라테 스쿨’ 학생들을 모집해 연수까지 보내준다기에 믿고 보낸 여행이었다. 그러나 캐나다 경찰이 수사를 해보니, 소년들은 연수지에서 알몸을 촬영 당했다. 캐나다 유포자는 이 동영상을 세계 각국에 판매했다. 아동포르노 조직은 소년들에게 술과 약물, 포르노비디오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스스로 옷을 벗도록 했다고 캐나다 경찰이 전했다.

캐나다 경찰은 14일(현지시각) 3년에 걸친 아동포르노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작전명 ‘프로젝트 스페이드’라는 대대적인 검거 작업을 벌여, 캐나다와 미국 등 세계 각국에서 348명을 붙잡았다. 유아부터 사춘기 이전 청소년들까지, 남·녀를 불문한 피해 어린이 386명을 구조했다.

지난 1년간 이 수사를 밀착 취재해 온 캐나다 일간 <토론토 스타>를 보면, 캐나다 역사상 최대 규모 아동포르노 사건의 중심에는 토론토 회사 ‘아조브 필름’이 있다. 이 회사 대표 브라이언 웨이(42)는 세계 94개국에 아동포르노 사진과 동영상 수십만건을 판매했다. 경찰 관계자는 영국 <비비시>(BBC) 방송에 “매우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끔찍한 성적 행위들을 담은 수십만건의 이미지와 비디오들이 있었다. 일부는 여지껏 본 것 중 최악이었다”고 밝혔다. 웨이는 2011년 5월 체포돼, 24가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상태다. 아동포르노를 만들고 소유하고 배포하고 판매하고 수출한 혐의 등이 적용됐다.

아조브 필름은 웹사이트를 교묘하게 ‘나체주의’로 위장해 경찰의 단속을 피했다. 홈페이지 메인 화면은 예술적인 나체 사진들로 꾸몄다. 고객 모집과 판매도 아주 신중하게 결정했다. 경찰은 웨이가 하루에 10~15번꼴로 아동포르노 구입 문의를 거절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2009년 200만명, 2010년 300만명 이상이 사이트를 방문할 정도로 유명세를 타며 서서히 꼬리가 잡히기 시작했다. 2004년 이래로 이 사이트에서 아동포르노물을 판매한다는 제보가 30여건이나 접수됐다. 웨이는 경찰에 체포된 뒤에도 “나체주의 사진은 미국과 캐나다에서 합법적이다”라고 주장했다. 캐나다 경찰은 ‘교사와 풋볼 코치, 의사와 성직자 등이 (웨이가 나체주의라고 주장하는) 사진과 영상을 구매하는 것이 합법적인가’라는 자문을 구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부터 홍콩, 스페인 등 다양한 국가의 모든 사람이 “안 된다”고 응답했다고 경찰이 밝혔다.

아조브를 통해 아동포르노 사진과 비디오를 구입했다가 붙잡힌 사람들의 국적과 직업군은 다양하다. 캐나다에서 108명, 미국에서 76명이 체포됐다. 오스트레일리아와 스페인, 멕시코, 노르웨이, 그리스 등 세계 각국에서 164명이 체포됐다. 직업군 중에서는 교사가 40명, 위탁보호자 등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자원봉사자가 32명으로 가장 많았다. 성직자 9명, 경찰 등 사법당국 관계자 6명과 신문사 에디터, 양부모 등도 포함됐다.

캐나다 경찰은 이들을 추가로 조사한 결과, 대부분이 아동포르노물 구입 이외에 직접적인 아동 성범죄에도 연루돼 있었다고 밝혔다. 캐나다의 한 은퇴한 교사의 집에서는 아동포르노 사진 35만장과 동영상 9000개가 발견됐는데, 상당수는 소년의 것이었다. 이 교사는 친척 어린이를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지아주의 한 교사는 학생들이 사용하는 화장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고 시인했다. 또다른 미국 교사는 일본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아동포르노물을 ‘생산’해왔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전했다.경찰은 24명의 캐나다 어린이와 330명의 미국 어린이 등 386명의 어린이를 성범죄 현장에서 구조했다. 그러나 상당수 비디오에 루마니아와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 소년들이 등장하고 있어, 실제 피해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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