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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한국·싱가포르, 미국·호주의 도·감청 핵심 조력자”

등록 2013-11-25 20:20수정 2013-11-25 22:18

‘스노든’ 유출한 미 비밀지도에
두 나라 도·감청 포인트 명시

주변국·유럽 잇는 해저망 통해
이메일·전화 도청했을 가능성
외교부·미래부 “모른다” 발뺌
“일, 2011년 미 감청요청 거부”
한국이 미국 등 영어권 ‘다섯 개의 눈’(Five Eyes) 국가의 핵심 ‘도·감청 파트너’ 구실을 해왔다는 폭로가 나왔다. 다섯 개의 눈은 미국·영국·오스트레일리아(호주)·뉴질랜드·캐나다 등 첩보동맹을 맺은 영어권 5개국을 뜻하는데, 이들은 세계 20곳에서 초고속광케이블을 도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는 25일 “미국과 호주 정보기관이 아시아의 해저 통신망을 도청하는 과정에서 한국과 싱가포르가 핵심 조력자 구실을 해왔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전직 미 국가안보국(NSA) 계약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유출한 국가안보국의 1급 비밀 지도를 이런 보도의 근거로 제시했다.

미 국가안보국의 지도에는 한국이 핵심 ‘도·감청 포인트’로 명시돼 있다. 한국의 해저 광케이블은 부산을 통해 중국과 홍콩, 대만까지 뻗어 있다. 미국 정보기관은 이들 국가의 통신정보를 도청하려고 한국을 허브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시드니모닝헤럴드>의 이런 보도 내용과 관련해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26일 “외교부로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정한근 미래창조과학부 대변인은 “공식적으로 확인해줄 만한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은 “미 국가안보국이 2011년께 일본 정부에 광케이블을 통해 오가는 이메일과 전화 등 개인정보를 감청할 수 있도록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일본이 거부했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미국은 중국 관련 정보를 수집하려고 이런 요청을 했으나, 일본은 법적 제약과 정보요원 부족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드니모닝헤럴드>를 보면, 한국은 미국뿐 아니라 호주와도 수십년간 긴밀한 정보 협력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나타난다. 신문은 “한국 국가정보원은 호주와도 오랫동안 긴밀한 협조관계를 맺어왔다. 호주안보정보기구(ASIO)는 한국의 호주 내 첩보활동이 공개되는 것을 막으려고 조처를 취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지난 5월 한국계 호주 공무원이 한-호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관련 비밀 정보를 국가정보원 직원에게 유출한 혐의로 적발된 적이 있다. 당시 데이비드 어바인 호주안보정보기구 국장은 연방법원에서 “호주와 한국의 정보기관들은 30년 넘게 공조해왔다. 국정원의 호주내 활동 내용을 유출하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호주의 국가안보에 해로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싱가포르도 한국과 함께 호주의 도·감청을 도운 핵심 조력 국가로 지목됐다. 싱가포르는 호주 방위신호국(DSD)과 협정을 맺어 ‘일본-싱가포르-지부티-수에즈-지브롤터-독일 북부’를 경유하는 해저케이블과 ‘싱가포르-프랑스 남부’를 연결하는 해저케이블의 도·감청을 돕고 있는 것을 돼 있다. 특히, 상당수 통신 케이블이 싱가포르를 거치게 돼있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호주-싱가포르 공조의 핵심 목표다. 싱가포르는 1970년대 이후 호주와 긴밀한 정보 협력 관계를 구축하며, 동남아 지역의 통신 허브로 자리잡았다.

이밖에도 호주와 뉴질랜드 정보기관들은 서호주 제럴드턴 인근 호주신호국(ASD) 도청 기지와 뉴질랜드 남섬의 정부통신보안국(GCSB) 기지 등에서 인접 국가의 위성통신 내용을 도·감청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두 기지와 함께 호주 북부 다윈 인근 쇼울만(ASD) 기지가 “미 국가안보국의 ‘기본적인 외국 위성통신 수집 조직들’로 표기돼 있었다”고 <시드니모닝헤럴드>가 전했다.

전정윤 이순혁 기자, 박병수 선임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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