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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미-이란 올들어 5차례 비밀협상…관계정상화로 가나

등록 2013-11-25 20:22수정 2013-11-25 20:52

AP 보도로 본 이란 핵협상 막후

번스 미 국무부 부장관 등 참여
오만 국왕 중재로 올 3월 첫 회동
오바마-로하니 통화도 이들 작품

양국 외교관계 정상화 여부 촉각
케리 “핵 해결될 때라야 가능” 여운
미 의회선 타결안에 부정적 기류
윌리엄 번스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의 선임 보좌관인 제이크 설리번은 지난주 제네바에서 열린 이란과 ‘P5+1’(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의 핵협상에서 마치 그림자처럼 움직였다. 이들은 미국의 공식 대표단 명단에서 빠져 있었으며, 대표단과 다른 호텔에 투숙했다. 취재진을 따돌리려 뒷문으로 협상장을 출입했다.

이란 핵협상이 비교적 빠른 시일 안에 1단계 합의에 이른 것은 이들이 막후에서 움직인 덕분이다. <에이피>(AP) 통신은, 두 사람이 올해 최소 다섯 차례 넘게 이란의 고위관리들과 비밀리에 만나 핵협상을 해왔다고 익명의 관리들의 말을 따 보도했다.

미-이란 고위급 비밀협상은 3월 오만에서 처음 이뤄졌다. 미국 협상팀은 비밀을 유지하려고 군용기로 이동했다. 이때만해도 이란이 미국과 양자협상을 하는 데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아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고 한다.

이란 대선이 끼어있어 소강상태를 보이던 협상은 8월 온건파인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공식 취임하자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8월에만 두차례 열렸고, 이 시기에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로하니 대통령에게 취임 축하 편지를 보냈다. 이란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미국은 이란의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하메네이가 협상을 지지한다고 확신하게 됐다. 비밀 협상팀은 9월 유엔총회 기간에 오바마 대통령과 로하니 대통령이 총회장에서 만나는 안을 추진했으나 부담을 느낀 이란 쪽이 일단 거절했다. 하지만 이때 두 대통령은 1979년 국교 단절 이후 처음으로 전화통화를 하게 된다.

미국은 이때서야 비로소 비밀협상 사실을 이스라엘과 다른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에 알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8월의 두차례 협상 사실을 알렸다. 당시 네타냐후 총리의 반응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회담 다음날 유엔총회 연설에서 그는 로하니 대통령을 “양의 탈을 쓴 늑대”라며 미국이 속아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어 10월에 두차례 협상이 진행됐는데, 마지막 협상에는 미국의 수석 협상대표인 웬디 셔먼 국무부 정무차관도 참석했다.

미-이란 간 비밀협상의 중재자는 오만의 술탄 카부스 빈 사이드 국왕이었다. 오만은 이란은 물론 미국과도 관계가 원만한 나라다. 2009년 여름 3명의 미국인 여행객이 이라크 북부에서 하이킹을 하다 우연히 이란 국경을 넘어 억류된 사건이 협상의 단초가 됐다. 당시 석방 협상을 오만이 중재했다. 이때 비밀리에 만난 미-이란 중간급 관리들은 양자협상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유엔 주재 미국 대사 시절에 이 협상에 관여했다.

미국과 이란이 막후에서 고위급 회담을 열어온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양국 외교관계 정상화 여부도 관심사다. 이에 대해 존 케리 국무장관은 24일 <시엔엔>(CNN) 인터뷰에서 “핵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는 가능하지 않다”며 “핵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면 다른 것들을 진전시키는데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의회는 이번 타결안에 부정적인 기류가 강해 앞으로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안 통과 여부를 놓고 행정부와 갈등을 빚을 전망이다. 공화당은 물론이고 민주당의 유력 의원들도 이번 타결안이 이란에 우라늄 농축 가능성을 열어놓았다며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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