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지구촌 시련의 현장
2013년 한 해도 지구촌 곳곳에는 큰 시련이 닥쳤다. 어린 생명의 무고한 죽음과 사랑하는 이들의 참혹한 고통을 속절없이 지켜봐야 했던 이들한텐 견디기 어려운 한 해였다. 이들의 시련은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정치·경제적 모순과 자연재해에서 비롯한 것이다. 이 문제들은 지금도 수많은 사람의 일상에 고통의 굴레를 씌운 채 삶을 위협하고 있다.
당장 필리핀을 강타한 초대형 태풍 하이옌으로 수많은 이재민이 고난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지원금을 가로채는 부패한 손길은 굶주린 아이들의 등 뒤에 숨어 제 몫을 챙기기에 바쁘다. 또 시리아 내전은 어린 소년의 가슴에도 총구를 겨누어 통곡과 오열을 더했다. 방글라데시의 의류공장에선 선진국 소비자에게 값싼 옷을 공급하느라 가혹한 환경에서 일하던 빈곤한 가장들이 무더기로 목숨을 잃었다. 스페인 등 남유럽은 경제 침체의 그늘 아래 차디찬 겨울을 맞았고, 미국 중남부 지역도 토네이도 등 거듭된 자연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살아낼 것이다. 묵묵히 삶의 무게를 감당하며 또다시 일어날 것이다. 주먹을 그러쥐고 일어선 많은 이들에게 2014년에는 희망의 파랑새가 찾아가길 조심스럽게 기원한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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