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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런던 테러범 ‘유언 비디오’ 파문

등록 2005-09-02 19:33수정 2005-09-02 19:38

“공격 계속” 내용 알자지라서 방영
알카에다 2인자와 함께 등장 “영국 중동정책 불만”
7·7 런던 자폭테러의 주모자가 사건 두달 만에 ‘유언장’으로 등장했다.

런던테러 폭파범 중 한명인 모하마드 시디크 칸(30·사진 위)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침공 등 영국 정부의 잘못된 중동정책에 대한 보복으로 이번 사건을 저지른다며, 앞으로 이런 공격이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비디오가 1일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에 방영됐다. 칸의 비디오 뒷부분에는 알카에다 2인자로 알려져 있는 아이만 알자와히리(아래)가 등장해 알카에다가 런던테러를 저질렀다고 처음으로 밝히면서, 미국이 주도하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여하는 국가에 대한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영국 북부 웨스트요크셔에서 나고 자란 파키스탄계 영국인으로 보조교사였던 칸은 다른 3명의 범인과 함께 런던 지하철에서 폭탄을 터뜨리며 현장에서 숨졌다. 당시 57명이 숨지고 700여명이 다쳤다.

“이라크·아프간서 철군을”

죽기 전에 촬영된 이 비디오에서 칸은 서구인들을 향해 영어로 “당신들이 선거로 뽑은 정부들이 계속 우리 무슬림들에게 잔학행위를 저질러 왔으며, 이런 정부를 지지한 당신들도 책임이 있다”고 민간인에 대한 테러을 정당화했다. 그는 또 “무슬림들이 안전해질 때까지 당신들은 계속 우리의 목표물이 될 것”이라며 “당신들이 무슬림들을 폭격하고, 독가스를 뿌리고 투옥하고 고문하는 일을 멈출 때까지 멈추지 않고 싸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알카에다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오사마 빈 라덴과 이라크 저항공격 지도자로 알려진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를 영웅으로 언급했다.

알카에다의 알자와히리는 “런던 공격은 서구 정부들의 오만함의 결과이고 폭압적인 영국 십자군에 일격을 가한 것”이라며 “블레어는 런던 공격과 영국이 팔레스타인과 아프간, 이라크에서 저지른 범죄들이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국민들을 속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이라크, 아프간 침공에 참여한 모든 국가들은 공격목표로 간주할 것이며 평화를 원한다면 이 나라들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빈 라덴 관련 강력 증거

칸과 자와히리의 이 비디오는 알카에다가 런던테러를 저질렀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로 해석된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런던테러범들이 알카에다의 영향을 받은 것은 확실하지만 알카에다가 직접 공격명령을 내렸는지는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영국 언론들은 칸과 자와히리의 성명은 각각 다른 곳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영국 경찰은 이 비디오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영국무슬림연합 대변인은 <비비시>에 “무고한 민간인들에 대한 테러공격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지만 이 테이프는 이라크전이 무슬림 젊은이들을 급진주의로 이끌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줬다”고 말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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